엄마 친구 딸은 괴물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
김혜리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딸이 아주 좋아한 책이다. 내 딸의 경우는 괴물의 대상이 ‘엄친딸’이나 ‘엄친아’가 아니지만 같은 반 누구누구와 자주 비교의 대상이 이기 때문에 이 글의 주인공 재아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이 이야기를 아주 통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쩜 내 맘이랑 똑같을까?”하면서 낄낄거리면서 엄마를 흘끔흘끔 쳐다본다.

  나 역시 이렇게 아이들을 비교해서 야단치는 것이 아이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아이 엄마로서 내 아이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하다 보니 결국에는 남과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에서처럼 내 아이가 “내 친구 아빠는...”이나 “내 친구 엄마는...”이라고 말한다면 나 또한 무척 화가 날 것 같다. 약점을 찔린 기분이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못 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그래서 재아에게는 괴물처럼 느껴지는 엄친딸인 채린이가 엄마의 성화에 마지못해 학원에 다니고 독후감을 쓰면서 밤에 잠도 못 잔다는 얘기에 채린이가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매사에 잘 한다는 칭찬의 말을 듣는다 해도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나도 결코 내 딸이 그렇게 하면서까지 모든 걸 잘 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왕콧구멍, 왕주먹, 왕잠탱이라고 놀림 받는 재아가 친구들과 선생님 보란듯이 6학년들도 힘겨워하는 1000미터 달리기를 완주하기를 고대했었다. 다른 것은 못해도 자신이 평소에 자주 했고 잘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란듯이 잘 해내기를 기대했었다. 허무하게도 꿈으로 끝났지만......이 부분에서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이 또한 재아를 응원했을 것이다. ‘그래, 보란 듯이 완주해서 다른 애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라며 마치 자신이 재아인 것처럼 응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꿈으로 끝나서 너무나 허탈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괴물처럼 느껴졌던 채린이도 알고 보니 자신과 똑같은 친구이며, 그 아이도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내심 자신감을 가질 것 같다. 결코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없노라고...... 나도 한가지쯤은 잘 하는 것이 있노라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이곳저곳 학원을 전전하면서 공부만 한 결과 공부 잘 한다는 칭찬은 듣지만 결코 행복해하지 않는 채린이를 보면서 그동안 괴물 같이 미워했던 것을 반성함과 동시에 그래도 엄마의 성화를 덜 받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자녀가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친구 딸과 비교하는 엄마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저학년문고 시리즈에 속하는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으며, 또 요즘 유행하고 있는 소위 ‘엄친아’ 현상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시의적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소재로 우리 곁에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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