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스이카
하야시 미키 지음, 김은희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에서의 왕따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뉴스에서 왕따 때문에 자살을 하거나 중상을 입은 학생들의 얘기가 가끔 나오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왕따 문제가 여전히 아주 심각한 것 같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부모들이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친구를 왕따시키는 나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계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 스스로도 그런 짓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를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일을 방관만 하고 있는 것도 나쁜 행동임을 깨달아, 모두가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스이카는 중학교 2학년생이다. 같은 반의 요우꼬 일당이 ‘치카’라는 아이를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는 것을 보고 그렇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후로 스이카는 요우꼬 일당의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도움을 주었던 치카마저 요우꼬 일당에 합세해 스이카를 괴롭히는 것에 동조한다. 요우꼬 일당의 괴롭힘을 참지 못한 스이카는 어느날 밤 학교 칠판에 요우꼬 일당의 만행을 적어놓고 자살할 결심을 하고 학교로 뛰어간다. 가는 길에 어느 아이와 부딪혔는데 그 아이는 실명한 아이었다. 교통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앞을 못 보는 신세가 된 유리에의 이야기를 듣고 스이카는 다시 삶의 의지를 갖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스이카는 학교 창문에서 뛰어내림으로써 괴롭힘과 결별을 하려 한다. 하지만 스이카는 죽지는 않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다. 이 일로 치카는 몹시 괴로워하고 기자에게 스이카에게 있었던 일을 전해 준다.

  영혼이 되어 주변 사람들 곁에 맴돌던 스이카는 부모님을 비롯해 유리에, 치카가 자신을 몹시도 사랑했었음을 깨닫고 편안하게 저승길로 가게 된다.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다. 한창 아름다운 꿈을 꾸고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즐겁게 보내야 할 시기에 급우들의 괴롭힘 때문에 세상을 등지게 된 스이카의 이야기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동정이 가지만, 또 한편으론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책에서도 스이카가 자신의 선택이 정말 잘 한 것일까? 생각해 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스이카도 ‘나는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등교거부나 우는 것, 엄마에게 진실을 털어놓는 것 모두, 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긴 싫다고 생각했다. 창피하게 사느니 차라리 용감하게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용감한 게 아니었다. 그게 바로 도망치는 거였다. 그동안 나는 혼자만의 고집 속에 빠져 있었던 거다.’

  그런 일을 남에게 털어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혼자서 힘들어 하면서 그릇된 결정을 하기보다도, 힘든 일이 있을 땐 언제라도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스이카는 알려준다. 인간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언젠가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만날 것이라고 말한다. 잊지 말아야 할 말이다.

  3학년이 되어서도 요오꼬 일행은 급우를 왕따시키는 나쁜 짓을 지속하지만, 스이카의 일을 계기로 아이들이 달라졌다. 그런 행동을 보고 있는 것도 괴롭히는 거라 마찬가지임을 깨닫고 반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요오코의 행동을 제지하게 된다. 아이들이 한 차례의 홍역을 겪고 많이 성숙해졌다.

  우리 애들도 이 책을 보고 많이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왕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바른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아니 그런 일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를 깨닫고 아예 그런 짓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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