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 - 같이 읽는 동화 책도령 이야기
김율희 지음, 이윤희 그림 / 예림당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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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서 선정한 초등 3학년 권장도서 목록에 수록되어 있기에 읽게 된 책이다. 나의 작은 애가 초등 3학년이다. 남자 아이인데 일반도서보다는 만화책을 좋아하기에 책을 권할 때 내가 먼저 읽어보고 재미있으면 직접 읽으라고 권하거나 아니면 내가 직접 읽어준다. 그런데 이 책을 한 번 쑥 훑어보니 그림도 옛이야기같이 재밌게 되어 있고 이야기도 왠지 전래동화처럼 구수하고 흥미진진할 것 같아 단숨에 읽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별명이 ‘책도령’인 된 박도령이 이야기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그의 아버지도 책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자 어머니는 돈벌이를 하기 위해 아이에게 책만 놓아주고 일을 하러 다닌다. 그렇게 해서 책을 좋아하게 된 도령은 나중에는 너무나 책을 좋아하게 된 나머지 밥을 먹는 것보다도, 옷을 갈아입는 것보다도, 잠을 자는 것보다도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병환이 심한 어머니가 그를 홀로 놔두고 죽을 것이 걱정이 되어서 갈아입을 옷과 먹을 양식을 준비해 놓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까지도 모른 채 책만 읽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뒤에도 식음을 전폐하고 책만 읽다가 그도 끝내는 죽게 된다.

  그 뒤 그는 평생 어머니를 봉양하지도 않고 책만 읽다 죽은 죄로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지옥에서도 읽을 책을 달라고 시끄럽게 하고 그러자 염라대왕은 그에게 3가지 과제를 제시하면서 그 과제를 무사히 완수하면 그의 어머니가 계시며 또 책이 많은 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는 책에 많다는 말에 천국에 가기 위해 그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한다.

  그가 수행하게 될 과제는 책과 담을 쌓고 지내는 세 사람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가 만나게 되는 세 사람은 만날 거울만 보고 있는 거울 공주, 조상에게는 제사를 안 지내도 돈에게는 제사를 지내는 최 부자, 동네 아이들을 괴롭히고 욕만 하는 개똥이, 이렇게 세 사람이었다. 책도령이 어떻게 해서 세 사람을 책벌레가 되게 하는지, 그리고 책도령은 과연 천국에 가게 될지, 아니면 책 제목처럼 지옥에 떨어지게 되었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책 읽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저 많은 책을 읽기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도 좋지만 그저 읽기만 하고 책에서 얻을 내용을 세상을 위해 사용할 줄 알지 못한다면 책 읽기가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임을 알려준다. 책에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세상이 빛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힘이 되는 일을 해야 값진 책 읽기가 됨을 가르쳐준다.

  책도령도 지옥에 떨어졌을 때 자신은 남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책 읽기만 했는데 왜 지옥에 오게 됐냐고 항변한다. 그에게 염라대왕은 부모를 봉양하지 않고 책만 본 죄,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못한 죄 등 여러 가지 죄를 지적한다.  이처럼 목적 없는 책 읽기는 자신도 해치고 남에게도 피해가 되는 위험한 일임을 알려준다. 올바른 책 읽기는 무엇이고, 즐거운 책 읽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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