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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Fun 과학 - 소름 끼치게 재밌는 공포에 대한 과학 상식 46 ㅣ FUN FUN 과학 1
김모락 글, 류수형 그림, 현종오 감수 / 대교출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했던 영화 고스트 버스터가 생각난다. 고스트 버스터란 유령을 잡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퇴마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퇴마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인간과 구미호, 강시, 드라큘라, 늑대인간과의 혼혈인 고스너들이 등장하는 얘기다. 고스너는 아마 이 책의 저자가 인간과 유령들의 혼혈 인종을 지칭하는 말로 새로 만들어 낸 단어 같다.
표지의 공포라는 단어가 오싹함을 안겨주면서 무서운 얘기가 나올 것 같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재미있다. 천년의 세월 동안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조세핀이라는 마녀가 그 사이에 끔찍하게 늙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 젊음을 되찾기 위해 고스너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다. 조세핀이 젊음을 되찾으려면 고스너들에게 겁을 주어 그들이 내뿜는 공포의 기운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스너들의 담력 실험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과연 조세핀은 젊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은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함이 목적이 아니다. 이 책은 이렇게 재밌는 만화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담력을 시험받는 동안에 고스너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가지 공포 상황에 일어나는 신체 변화들에 과학적으로 자세히 설명해 준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다.
공포의 순간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신체의 변화들, 이를테면 눈이 충혈되거나 머리가 곤두서고 소름이 돋거나 심지어는 기절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는 신체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상세히 설명해준다. 또한 광장공포증, 고소공포증, 패쇄공포증과 같이 공포 때문에 빚어지는 병들이 무엇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또 이런 공포를 느끼는 부분의 우리 뇌의 어느 부분인지, 공포는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 놀이기구에서 느끼는 공포와 두려운 상황에 느끼는 공포가 어떻게 다른지 등 46가지의 공포와 연관된 과학 상식들을 알려준다. ‘Fun Fun 과학’이라는 제목처럼 아주 재미있는 과학책이다.
또한 늑대인간, 강시, 드라큘라, 구미호 등 공포 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정보도 얻고 잠시나마 더위도 잊게 해준다. 여름에는 납량특집이라고 해서 텔레비전에서나 영화관에서 공포 영화를 많이 상영한다. 또 여름에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은 추리 소설이 많이 읽혀진다. 이 또한 공포가 더위를 물리치게 해준다는 뜻이다. 왜 그런지 그 이유에 대한 설명도 이 책에 들어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즐겨 읽는 만화책을 보면 귀신이야기 같이 무서운 것에 대한 내용도 많다. 그만큼 아이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얘길 것이다. 무서운 내용을 들으면서 비명도 지르지만 그것을 즐기는 것 같다. 엄마 입장에서는 그런 만화책들은 아이들의 정서에 좋지 않아서 안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이들은 재밌나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요즘 같은 여름에는 책이든, 영화든 공포물이 인기가 있는데, 이 책은 그처럼 더위를 시켜줄 공포와 과학 지식을 함께 준다는 점에서 요즘 아이들에게 읽기를 권할 만하다. 사실 그 내용도 공포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다. 주인공들이 귀신이야기의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들이고 해골 그림이 많이 나와서 그렇지 아이들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