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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사춘기 - 좋은책어린이문고 국내창작 1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김혜리 지음, 이윤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공부는 보통이지만 마음씨가 따뜻한 미나의 얘기다. 쉽게 말해서 아이들이 ‘까칠해지는’ 시기인 사춘기에 대한 얘기다. 3학년짜리 미나에게 벌써 사춘기가 온 걸까? 너무 이르기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읽었다. 내 아들도 3학년이어서...... 내 아들은 아직도 아기 같고 철부지라서 도대체 3학년짜리에게 사춘기란 상상할 수 없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읽었다.
그런데 미나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투정을 부리는 사춘기라면 부모들이 얼마든지 기쁘게 받아줄 수 있을 것이고, 또 사춘기를 아이들이 그렇게 통과했으면 하는 바람까지 들 것이다. 미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요즘 흔치 않은 대가족의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할 위치지만, 중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잘 하는 언니와 오빠의 등쌀에 오히려 다소 천대를 받는다. 언니, 오빠들이 심부름도 많이 시키고 부모님들도 학습에 열중해야 하는 언니, 오빠들 위주로 가정 분위기를 만든다. 미나에겐 이런 것들이 몹시 서운하다.
하지만 미나는 이런 섭섭한 마음들을 가슴 속에 꽁하고 담아두지 않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면서 풀어간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엄마랑 이모에게도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친구들하고도 싸우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나이에 알맞은 생각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다. 이런 것이 사춘기를 잘 보내는 지혜일 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성장이 빨라 어른이 되기 위한 신체적인 변화도 빨라졌고 그만큼 사춘기도 일찍 겪게 된다. 아직 정신적으로 많이 미숙한 상태에서 신체의 변화를 감당하기도 벅차고 심적인 변화를 감당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 미나는 그런 것들을 잘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슴의 변화라든가, 생리 같은 크나큰 신체적 변화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몸은 아직 어리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몸의 변화와 마음의 변화를 잘 대처할 수 있는 조언서가 될 것 같다.
또한 미나의 담임선생님과 형철이 엄마가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그리고 몸이 불편한 준서를 진심으로 위해 주는 미나와 지연이를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진실한 사랑도 보여준다. 그런 사랑이 있었기에 미나는 세상을 늘 긍정으로 바라보고 사춘기를 잘 극복하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긍정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미나가 ‘엄마와 나의 나이 차가 얼만데......’하면서 세대차를 긍정하는 모습에서는 웃음도 났다. 이렇게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할 것이다. 아직은 사춘기를 맞이하지 않은, 이제 곧 사춘기를 맞이하게 될 6학년짜리 딸에게 “사춘기는 이렇게 보내야 거야”라고 이 책을 추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