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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 ㅣ 사계절 그림책
이은홍 지음 / 사계절 / 2007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연암 박지원이 쓴 <예덕선생전>을 2001년에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했던 이은홍 님이 쉽게 쓰고 그림을 그린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도 교훈적이었지만 그림 보는 재미가 아주 좋은 책이다. 만화 같기도 한 그림이 가득하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가장 더러운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똥 푸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직업의 귀천은 물론이고 신분에 귀천이 있던 그 시대에 연암 박지원 선생이 ‘똥 푸는 사람’을 이렇듯 귀한 존재로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로 생각되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훈장 선생님이 똥 푸는 사람과 친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도령에게 훈장 선생님이 똥 푸는 사람이 하는 일의 의미와 그 일과는 별개로 그 사람만이 가진 참된 인간성을 훈계함으로써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 가치를 소중히 여기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주 이런 것들을 망각하고 산다. 하는 일에 따라, 꾸민 모양새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실수를 자주 한다. 다시 한 번 직업에 귀천이 없음을 알 수 있었고 사람이 하는 일의 본질적인 가치를 볼 줄 아는 진실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글에서도 ‘사람이 누구나 귀하듯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일은 없다. 다만 누구든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산다면, 그게 부끄러운 것이 따름이다’라고 나온다. 요즘 캥거루족이라고 해서 나이가 든 후에도 자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있다. 세상이 일자리를 주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이도 있으나, 그 근본적인 이유는 쉽게 말해 너무나 폼 나는 일을 찾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던 것 같다. 이제는 진정 가치 있는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인간을 바르게 바라보는 방법과 자신을 낮추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 등 그야말로 예와 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