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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공주 ㅣ 찾아 읽는 우리 옛이야기 2
최창숙 지음, 이현아 그림 / 대교출판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바리데기’라고 해서 아이들 전래 동화에도 거의 가 수록되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오구대왕의 일곱 번째 공주로 태어나서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지는 바리 공주이야기다. 그런데 왕이 중병에 걸리자 여섯 언니들은 아버지를 위해 서천서역국에 약수 뜨러 가는 일을 마다한다. 할 수 없이 어렸을 때 버린 바리데기를 찾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이 버렸다는 사실도 잊고 서천서역국에 가는 힘든 일을 쾌히 승낙한다. 갖은 고생을 해서 그곳에서 약수도 떠오고 죽은 사람도 살리는 풀을 가져와 오구대왕을 살려낸다. 그리고 자신의 낳아온 세 아들과 함께 불라국에서 백성들을 돌보는 삶을 살다가 하늘에 별이 된다. 바리 공주와 그 여섯 언니들은 북두칠성이 되고, 불라국을 다스렸던 바리 공주의 아들들은 삼태성이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바리데기를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이 바리데기 이야기는 무속인들이 굿을 시작하기 전에 섬기는 신들의 내력을 풀이해주는 노래인 서사무가에서 주로 불리는 노래라고 한다. 특히 바리데기는 ‘오구굿’이라는 굿에서 불리는 사서무가인데 무속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무가라고 한다. 무속인들의 조상격인 신, 즉 무조신에 대한 전설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에도 이렇게 나와 있다고 한다. 이런 서사무가는 암송해서 다음 사람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지역마다 조금 차이가 있고 신의 위치도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바리데기 이야기에는 크게 두 갈래의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무장승’이라는 거인과 결혼해 무조신이 되는 이야기와 이 책에서처럼 옥황상제의 아들인 ‘동수자’와 결혼해 별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남도 지방이나 경기 지방의 서사무가에서 바리데기는 아버지를 구할 약수를 뜨러 갔다가 무장승에게 붙잡혀 약수를 얻는 대가로 아들을 여러 낳게 된다. 그 다음 약수를 가져와 아버지를 살리고 무조신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런데 동해안 지방의 바리공주는 옥황상제의 아들 동수자와 결혼해서 아들 셋을 낳아주고 약수를 구해 온 다음 부모를 구한다. 그 공덕으로 자매들과 함께 사람들을 도와주고 극락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영혼들을 구하는 별, 북두칠성이 된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무조신으로 좌정하는 한 이야기만 실려있다고 한다. 북두칠성에는 과부와 효자 아들에 얽힌 이야기 등 다른 전설도 전해 내려오지만, 바리데기 동해안 본은 우리가 북두칠성에게 비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흔히 별을 보고 비는 칠성 신앙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리공주 이야기는 신화시대부터 내려오는 아주 오래 된 이야기이고 우리 민족에게 언제부터 별에게 비는 습관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별에게 소원을 비는 칠성 신앙은 바리공주 이야기와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무속 신앙의 근원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또한 바리 공주의 모험과 같은 재밌는 이야기와 갖은 고생도 마다 않는 효심, 그리고 진심을 가진 사람만이 복을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 등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