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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우리민속 오천년
김은하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표지에 방아를 찧던 절구, 김치나 장류를 보관했던 항아리, 한지로 만들어진 책, 밤길을 밝혔던 등불, 물레를 돌리는 여인, 불가에서 물에서 잡아온 고기를 굽고 있는 원시인, 그리고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싼 아이가 옆집에 소금을 받으러 갈 때 쓰는 키가 그려져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자연에서 식물의 열매나 잎, 뿌리 같은 것을 채집하거나 물에서 고기를 잡아먹는 구석기 시대부터 개화기까지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많은 물건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냥하고 낚시할 때 쓰던 도구에서부터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토기,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던 도구, 그들의 살던 움집에서부터 삼국시대를 지나 고려, 조선을 거쳐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각종 농기구, 생활용품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한 마디로 민속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전시물에 대한 소개가 들어 있다. 그것들은 지금은 거의 사용되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 용도는 물론이고 이름도 짐작할 수 없는 것도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관련 유물의 이름과 용도에 대한 설명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유래와 당시의 사회적인 의미와 변천과정도 알려 준다. 전부 18가지의 질문 아래 관련 내용들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 질문이 아주 재밌다. 쌀밥은 언제부터 먹게 되었는지,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넣는 이유, 배추김치에는 언제부터 고춧가루를 넣었는지, 옷의 모양은 어떻게 바뀌어 왔고 옷감을 짜는 베틀은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옛날 사람들도 화장을 했는지, 옛날 학생들도 시험을 봤는지, 또 정말로 꼬마 신랑이 있었는지 등 재밌는 물음을 통해 화장 문화, 교육 제도, 혼인 제도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또한 주택의 모양, 교통, 통신 등 일상생활과 관계된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다.
보통 초등 4학년부터 역사공부가 시작된다. 유명한 문화유산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역사 공부에 접근하게 된다. 이는 아마도 그래도 우리에게 친숙한 유적지나 유물을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비교적 쉽고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갖게 하기에 좋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역사공부를 어려워한다. 그런데 이렇게 유물을 통해서 그리고 생활상을 통해서 접근해 가면 보다 쉽게 역사에 대해 흥미를 키워줄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아이도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에 대해서는 많이 궁금해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밥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텔레비전 드라마로 하는 사극에서 봤더니 조선시대 옷과 백제 시대의 옷이 다르던데 그런 옷들은 언제부터 입었을까? 원시인들을 안 입어던데... 하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궁금증들을 해결해 주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시대순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대별 역사의 흐름도 알려준다. 다만 사진이 많이 들어있기는 한데 컬러가 아닌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분량대비 수록 내용면에서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