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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ㅣ 그림책은 내 친구 9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글 그림, 강무홍 옮김 / 논장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심오한 철학이 담긴 듯한 이 책은 구약 성경에 전도서 3장 1절부터 8절과 1장 4절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성경의 이 구절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희망과 위안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무려 2천여 년 전에 쓰여졌지만 탄생의 경이로움부터 죽음의 심오함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우리는 살아가면서 행복한 일, 슬픈 일, 불행한 일, 기쁜 일 등 많은 일들을 겪지만 그 모든 일들이 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림책이지만 삶의 연륜이 많은 어른들의 감성에 더 잘 맞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더 황홀한 점은 장면마다 세계 곳곳의 특유한 그림 기법들로 그려진 그림들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아일랜드, 이집트, 일본, 멕시코, 그리스, 인도, 유럽, 북아메리카, 에티오피아, 태국, 중국,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북극 지방, 중동 지방 특유의 그림 기법들도 그려진 그림들이 있어서 여러 나라의 그림들을 볼 수 있다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그림에 대한 자세히 설명을 책 뒤에 담고 있다.
세상 어디에 살 건 인간으로서는 어찌 할 수 없는 ‘때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인가 세상 모든 곳들의 그림 기법을 총망라해 놓았다. ‘때가 있다’는 말은 세상을 초월한 듯한, 득도한 자의 말 같다. 그래서 마치 인간의 노력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기 때문에 노력조차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아마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에만 전력하라는 뜻일 게다. 자꾸 터무니 없는 욕심이 생기려는 마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