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따러 가자 - 윤석중 동시집
윤석중 지음, 민정영 그림 / 비룡소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3학년인 아들이 동시를 좋아한다. 만화책만 즐겨 읽고 동화책은 별로 안 읽는데, 이상하게 동시집은 좋아한다. 남자 아이랑 동시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고, 움직임도 부산스런 아이라서 동시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의외로 음악적인 감수성이 있나보다. 피아노를 가르쳐보니까 누나보다 음악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동시도 아주 좋아한다.

  어렸을 때 가끔 동시를 읽어주면서 노래하듯이 읽어주었더니 동시집 하면 책이라는 생각보다 노래책이라는 생각이 앞서나보다. 지금도 도서관에 가면 동시집부터 먼저 골라서 읽어본다. 아들이 책을 잘 읽지를 않아서 그나마 동시를 좋아하는 것에 위로를 받는다. 아마 동시가 짧아서 동화책 읽는 것보다 읽기도 쉽고 페이지도 술술 넘어가기나 좋은가 보다.

  이 동시집 <달 따러 가자>는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유명한 윤석중 시인의 동시집이다. 이 분의 동시들은 너무나 유명하고 그 중 노랫말로 사용된 것도 많다. 이 책에는 우산, 기찻길 옆, 나란히 나란히, 퐁당퐁당, 맴맴, 돌과 물, 산바람 강바람 등이 실려 있다. 이 분이 발표한 1,200여 편의 동시 중 800여편이 동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동요 중 대다수를 윤석중 님이 작사하신 것 같다. 

  이 책에는 그 분의 많은 동시들 중 ‘퐁당퐁당’, ‘허수아비와 눈사람’, ‘호박잎 우산’의 3부로 나눠서 전부 56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하얀 밤, 조약돌, 물보라, 별, 과꽃, 호박잎 우산 등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 환경들을 읊은 시들이 대부분이다. 자연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며, 노랫말처럼 되풀이 되는 율동감이 있어서(전문용어로 정형률이라고 한다) 노래하듯이 낭독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말맛이 살아나는 표현들이 가득하다. 대화에서는 도무지 사용할 기회가 없는 예쁜 말들이 시어로 가득들어 있다. 직접 체험해 보시길...

  아동 교육 전문가들이나 독서 지도사들은 말한다. “아이의 감성을 키워주려면 많은 동시를 읽히라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쉽사리 사게 되지 않는 것이 바로 동시집이다. 일반 창작동화책이나 학습 보조 교재들에게도 선뜻이 손이 가면서도 동시집에는 눈길조차 보내기 쉽지가 않다. 그런데 동시집을 즐겨 있는 내 아이를 보면서 아이의 감성 계발에 동시집이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하여 이제는 아이에게 여러 동시집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아이와 멀리 여행할 때 차를 타고 가면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도 바로 동시집이다. 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면 마다않고 읽을 것이다. 경험담이다.

  우리나라 대표 아동시인인 윤석중 님의 아름다운 동시들을 읽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새로운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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