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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다빈치코드> 이래로 미술 작품과 연관된 추리극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도 얻고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즐거움이 있을 뿐 아니라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반전과 반전이 거듭되기 때문에 커다란 재미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렘브란트의 유령>은 네덜란드의 거장 화가인 렘브란트가 그린 빌렘 판 부하르트라는 사람의 초상화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핀과 빌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나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한 해운회사의 주요 상속인 중 한 사람인 피터르 부하르트라는 사람의 상속자로 지명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 된다. 이들은 빌리가 상속받게 된 빌렘 판 부하르트의 초상화를 통해 부하르트가 남긴 네덜란드에 있는 집에서 보물이 간직된 방을 찾게 된다. 처음에는 이 둘은 그 방을 다만 부하르트 가문의 존재와 그들이 어떤 경로로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는 곳으로만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이들은 상속을 마무리짓고 실종된 부하르트를 찾기 위해 그리고 그들의 상속받은 배를 보러 싱가포르에 간다. 그곳에서 부하르트가 실종됐으리라 추측되는 곳으로 가다가 태풍을 만나서 배가 좌초되고 이들은 어떤 섬에 떠밀려 간다. 이 섬에서 핀과 빌리는 역시 이들과 똑같은 이유로 3년 전에 이 섬에 혼자 남겨지게 된 해양생물학자인 윈체스터를 만나서 부하르트에 대한 얘기, 중국의 해군 제독 정화의 보물선 얘기, 일본 잠수함 얘기 등을 전해 듣는다. 그러면서 이 섬에 아직도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준다.
한편 말레이시아 해안 근처에서 해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칸 또한 2차세계대전 때 금괴를 싣고 가다가 침몰된 일본군 잠수함을 찾아 이 섬에 오다가 섬 근처에서 배가 좌초되었고, 이 섬에 사는 원주민에게 끌려간다. 칸의 동료인 푸셍과 함께 자신들의 동료와 부하르트, 칸을 구하려 간 곳에서 핀은 아버지인 부하르트를 만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핀과 빌리가 살고 있던 영국을 비롯해, 부하르트의 집이 있는 네덜란드, 칸과 역시 보물선을 추격했던 악당 아라가스 등이 활약하는 말레이시아 근방의 바다 등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박진감이 있고, 서로가 보물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들이 몹시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결말에도 깜짝 놀랄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배와 항해에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이 나온다. 그리고 중국의 정화 제독 이야기, 2차 세계 대전 때 잠수함 이야기 등 각종 역사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다. 또한 빌 리가 현대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인만큼 문학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도 섞여 있어서 많은 상식을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추리극 형태의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정말 많은 초상화를 그렸던 렘브란트를 모티브로 사용했기에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다. 관심 이상으로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다양한 상식들을 얻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폴 크리스토퍼라는 작가를 꼭 기억해 두고 싶다. 그리고 그의 박학다식함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