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모두가 친구 8
메네나 코틴 지음, 유 아가다 옮김, 로사나 파리아 그림 / 고래이야기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국제 아동 도서 박람회인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시상하는 라가치상 중 ‘뉴호라이즌’ 부문 수상작이다. 그만큼 큰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기대보다 너무나 색달라 서 여러 번 놀랐다. 우선 점자가 있어서 놀랐고, 색깔여행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이 온통 까만색이어서 놀랐다. 여러 가지 색깔들을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가지 감각으로 느낄 수 있게 표현해 놓았으며 각 색깔마다 연상되는 대표적인 사물들을 까만바탕에 볼록으로만 윤곽으로 처리해 놓아서 당연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 뒤에 첨부된 글을 보면, 이 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이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이 책은 시각이 주는 편견 없이 인간의 오감 중 나머지 네 감각인 촉각, 후각, 청각, 미각을 통해 색을 만나보게 하자는 의도에서 쓰여졌다고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 때문에 우리의 자유로운 표현이나 상상력을 방해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색깔을 표현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정말 창의력이 뛰어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상상력과 창의력은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엉뚱한 방향에서 바라볼 때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모습을 보게 되는 순간에 발현된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아이에게 시각장애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점자가 무엇인지, 시각장애인이 어떤 불편을 갖게 되는지, 또 그들은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고 느끼고 배우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들도 우리와 같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이가 깨달을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눈으로 봐서 느끼는 것임을 당연시 했던 색깔들을 소리와 냄새, 맛과 촉각으로 다르게 생각해 보니, 그동안 보아왔던 색깔들이 더욱 더 아름답고 의미가 있으며 다양성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색깔이 어떤 느낌으로 표현되었을까, 또 그 그림은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사뭇 기대가 되었고, 너무나 예쁜 모양으로 표현된 그림을 손끝으로 느끼는 맛이 아주 색달랐다. 또한 각 색깔에 대한 표현들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표현되지 않은 세상의 나머지 색깔들을 눈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느끼면 어떻게 느껴질까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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