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3
조성자 글, 김준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잘못인줄 알면서도 너무나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또는 너무나 먹고 싶은 것이 있어서 엄마 몰래 지갑에서 돈을 꺼내 가거나 아니면 학용품을 산다고 거짓말을 하고 돈을 타내서 가슴은 조마조마하지만 그럭저럭 원하는 곳에 써버렸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하기 쉬운 나이가 초등 저학년에서 중학년 정도인 것 같다. 그 때쯤이면 어느 정도 사리분별을 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이 그리고 부모님 몰래 돈을 꺼내다 쓰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고 싶은 유혹이 너무나 강해서 한 번쯤은 그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 같다. 물론 한 번 해보게 되면 그게 얼마나 마음 졸이는 일인지, 또 원하는 것을 사거나 먹더라도 크게 기쁘지 않음을 알게 되기에 다시는 하게 되지 않게 된다. 물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아이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너무나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엄마 몰래 돈을 꺼내다가 쓰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며, 또한 그렇게 했을 경우 어떤 마음의 부담을 갖게 되는지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가르쳐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은지도 짝꿍이 가지고 있는 문구세트가 너무나 사고 싶어 엄마 몰래 돈을 가지고 나가 그 문구세트도 사고 평소에 먹고 싶었던 떡볶이도 사먹고 달고나도 사먹고 갖고 싶던 만화책도 구입한다. 은지가 엄마 몰래 서랍에서 돈을 꺼내갈 때의 조마조마해 하던 마음과 그동안 너무나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도 죄책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마음, 해가 지자 집에는 돌아가고 싶지만 쉽사리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불편한 마음 등, 아이가 엄마 몰래 돈을 꺼낼 때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겪게 되는 편치 않은 마음의 변화가 너무나도 실감나게 표현돼 있다. 마치 책을 읽는 내가 은지가 된 것처럼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게 되어 있다. 일러스트도 각 상황마다 너무나 현실감 있게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에 엄마가 은지를 야단치지 않고 늦게 들어와서 걱정했다며 끌어안아 주고 끝나는 것도 참 마음에 든다. 물론 은지가 한 행동은 엄마에게 크게 혼날 행동이지만, 그동안에 아이가 겪은 마음고생만으로도 충분히 반성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엄마가 꼭 안아주는 것으로 끝난 것이 오히려 아이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이 글을 읽는 아이도 스스로가 은지가 되어 혼날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많았을 텐데, 온 가족이 늦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 또한 용서받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늘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에, 이 책을 읽는 아이 또한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기에, 결코 가족을 힘들게 하는 이런 상황을 유발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을 마음 편히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죄를 짓지 않고 남의 눈을 속이지 않고 사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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