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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이 초라한 나를
윤석전 지음 / 연세말씀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누구나 제 멋에 산다. 자기가 잘 났다고 생각해야지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이 책 <주여, 이 초라한 나를>은 나를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 주님 목소리 앞에 무릎을 꿇을 때에야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전한다. 문둥병에 걸린 나아만 장군에게 요단강에 가서 몸을 7번 씻으라고 하는 열왕기 하권 5장에 있는 구절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화려하고 찬란한 겉치장들을 모두 벗어내고 낮은 곳으로 내려와 알몸을 드러내야만 병을 치유할 수 있었다. 이 말은 현대처럼 겉치레에 많은 신경을 쓰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듯 이 책은 전부 21개 단원에 걸쳐 성경 말씀을 인용하고 해석해 전달해 주면서 현대인이 참 신앙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바른 자세를 알려준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를 희생하신 힘을 깨닫고 예수를 믿어야 영원히 살 수 있으며, 자기 유익을 위해 예수를 배신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촉구한다. 또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예수를 마땅히 자랑해야 하며 그 분을 내 안에 모시고 숨소리를 듣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육신이 존재할 때까지의 시간만이 주어지므로 그 안에 주님 섬기기를 다하라고 한다. 마리아처럼 하나님의 사역이 주어졌을 때 기쁜 마음으로 다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며, 마태복음의 소금의 비유를 들어 소금 같은 신앙인이 될 것을 촉구한다.
이처럼 이 책은 널리 알려졌으면서도 간결한 성경 구절들을 인용하면서 진정한 신앙인으로서 참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올바른 믿음의 길을 걷고 있는가 하고 나를 돌이켜 볼 수 있게 하고 바른 마음가짐을 다잡을 것을 촉구한다. 물론 조상님께 성묘하는 것을 우상숭배라 비난하고, 병이 났을 때 병원이나 약국에 먼저 가는 것이 그릇된 행동이라고 칭하는 대목에서는 반감이 들긴 했지만, 신앙인으로서의 바른 자세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는 종교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나는 천주교 신자다. 사실 이렇게 말하기도 무척 부끄럽다. 예전에는 성경 공부는 제대로 못하더라도 주일 미사에만은 열심히 참석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못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서 회개하면서 빨리 다시 교회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면서도 쉽게 들리지 않았던 성경 말씀들을 이 책을 통해 속 시원히 알아들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면서 잘 이해하지 못한 구절은 요한복음 8장 32절의 말씀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인데,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뻤다. 앞으로는 나를 자유롭게 하는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보다 더 마음에 새기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