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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 온다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완벽이 온다>는 부모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기거하면서 자랴아 하는 ‘공동 생활 가정’ 일명 ‘그룹홈’ 생활을 했어야 하는 세 여자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았다. ‘그룹홈’의 아이들은 18세가 되면 500만원의 자립지원금을 받고 그룹홈에서 나가서 생활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자란 민서, 해서, 솔의 이야기다.

민서는 2살 때 엄마가 집을 나가고 6살 때 아버지와 함께 살던 공사현장의 컨테이너에서 버려진 뒤 그롭홈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아버지는 민서에 대한 친권마저 포기한다. 그렇게 들어간 그룹홈에는 남자 친구와 살고 있는 엄마가 보내서 들어오게 된 해서 언니와 아버지가 술에 취하면 할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바람에 맡겨진 솔과 설이라는 쌍둥이 자매 언니가 있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간 솔과 설 자매 중 설은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른 아버지 때문에 죽게 된다. 정말 끔찍한 이야기다. 이렇게 너무나 불후한 가정 출신의 세 여자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서로 도우며 인생을 잘 살아가려고 애쓰는 이야기다.

완벽이는 해서가 갖게 된 아기의 태명이다. 해서는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아기의 아빠마저 출산 전에 연락이 두절된다. 민서는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고, 솔은 박봉으로 감옥에 있는 아버지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 처치다. 이렇게 이들은 힘들게 자라왔고 현재 처해져 있는 삶도 완벽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지만, 서로 도우며 열심히 살려고 한다.

어렸을 때 자기가 처한 가정환경 때문에 잠시나마 더 부자이고 멋진 부모 하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도 어렸을 때 풍족하지 않았던 가정 형편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세 아이들의 부모를 보면 참 배부른 투정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부모가 있음을 생각하며 자신을 위해 애쓰는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물론 이제 부모가 된 나로서는 오죽하면 자녀에게 그렇게 할 수 없었을까 동정이 가는 부모도 있음을 알지만 말이다. 어쨌든 자녀에게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부모를 만나서 이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보고 부모의 노고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고, 이 세 여자 아이들이 서로 도우며 사는 모습을 통해 주위 사람들을 도우며 또 어려울 때는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 줄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녀가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생은 길다. 전체 인생 중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은 1/5 정도다. 물론 이 기간 동안의 삶이 인생 전반을 좌우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는 순전히 자신의 의지다. 살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한다면 잘 사는 길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런 태도를 배웠으면 한다. 이 책은 이야기도 재미있게 술술 읽히며, 우리 주위에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사람이 있음을 알려주는 등 여러 교훈을 주므로 우리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