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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줄거리는 많이 들어서 읽은 것 같지만 읽지 않았고 앞부분만 두세 번 읽다 말아서 재도전하게 되었다. 표지의 노란 색상이나 헤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점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 책 278쪽에 '주인공이 성장기에 겪은 개체화 과정, 특히 새로운 자아 정체성에 이르는 성장통을 섬세하게 그려낸 청소년기 소설 및 성장소설'이라는 평이 있듯이, <데미안>은 성장소설로 자주 추천되는 책 중 하나다.
나도 청소년들에게 자주 권하지만, 정작 읽지는 않았기에 이번에 도전했다.
첫출판 당시에 헤세는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사용했고,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고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자신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선한 세상에서만 살던 싱클레어는 열 살 때 골목대장 역할을 하는 크로머에게 훔치지도 않은 사과를 훔쳤다고 허세를 부리다가 크로머의 협박에 시달리게 되면서 세상에 선과 악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싱클레어는 데미안, 크나우어, 알폰스 벡, 피스토리우스, 베이트리체, 에바 부인과 만나면서 자기 정체성과 세상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다.
데미안을 통해 크로머의 시달림에서 벗어난 싱클레어는 처음에는 탕자처럼 방탕한 생활도 하지만 베아트리체를 본 뒤론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 마음을 다지려고 노력도 하고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의 인간다워지려면 끊임없이 자아 성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다.
싱클레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데미안인데,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알을 깨고 나오는 새가 되어 선과 악을 함께 가진 신인 아브락사스에게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화두를 가지고 싱클레어는 끊임 없이 자아 정체성과 세상에 대해 고민한다.
싱클레어가 부모님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처음 경험한 악의 세계를 혼자 헤쳐 나오려고 노력했고 이후 세상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하는 자세가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책이다.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는 <데미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다. 이 문장을 해석한 글도 있지만, 어쨌든 이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데미안>을 두세 번은 정독해야 할 것 같다. 그냥 스토리만 훅 하고 읽어나갈 책이 아니라서 독서에 시간이 꽤 걸렸기에 독서 후 성취감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