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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평점 :
나는 잘 들어주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잘 들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성격이 매우 급하다 보니 본론을 빨리 말하지 않거나 쓸데없는 말이 길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난다. 그럼에도 잘 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상대방의 이야기에 반응은 참 잘하는 편이다. 맞장구도 잘 치고 질문도 많이 하여 이야기가 끊어지기 하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 나름에는 나도 잘 듣는 편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런데도 듣기를 다룬 책은 처음 보는 것 같아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니, 안 읽어볼 수가 없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일상적으로 대화할 때 바로바로 반응도 잘하고 질문도 잘 하는 타입이어서 나름 잘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지나친 반응도 잘 듣는 태도가 아니었다. ”그 마음 나도 알아요“라며 지나치게 공감하는 말도 말하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대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 대화 상대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하면 그를 위로하고 해결책을 조언할까 해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내가 할 말을 생각하곤 했는데 이 역시도 잘 듣는 태도가 아니었다.
이 책 50쪽에 대화 상대가 바라는 것은 ’수용, 공감, 자기일치‘라는 내용이 나온다. 대화 상대는 자신의 존재를 받아주고(수용), 마음을 알아주며(공감),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자기일치) 단계를 거쳐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여 섣불리 조언하려고 하지 말고 잘 듣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잘 듣고 있다는 것의 표시로 ’그렇군‘이라는 단어 한마디면 된단다. 159쪽에도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존재, 이것이 잘 들어주는 사람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되어 있다. 그 사람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건성으로 듣지 말고 그야말로 그냥 잘 듣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니 그동안 나는 잘 듣는 척했지 내 말을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그런 것 같다. 그러니 이런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1인 가구가 들어나고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도 많아서 타인과의 소통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언제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만남이 유지되려면 잘 말하기 못지않게 잘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기에 대한 책은 많은데 듣기만을 집중력으로 다룬 책은 처음이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