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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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면 <내일, 내가 다시 종아지고 싶어>라는 제목을 왜 붙였는지 이해가 된다. 처음에는 책 제목 때문에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조언하는 자기계발서로 오해했다. 물론 그런 내용도 있지만 이 책은 작가 황유나가 겪었던 일과 그 속에서 찾아낸 자기만의 삶의 철학을 들려준다.

황유나는 너무나 솔직하다. 업무상 중국에 출장을 갔을 때 당했던 성폭력 사건, 계약직으로 다녔던 회사에서 부당하게 계약이 종료된 일, 아버지의 투병 생활 때문에 열 살 때 맡겨졌던 외할머니댁에서 보았던 외삼촌의 폭력적인 모습, ADHD로 판정을 받아 약을 복용했던 일, 음독자살 사건, 아버지의 결핍이 상처였던 남편 얘기와 모성애 없이 대했던 쌍둥이 자녀 이야기 등을 숨김없이 들려주며, 그런 상처들을 극복하고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위로와 응원을 준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작가가 봤던 책이나 영화에서 따온 문장을 통해 자존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다른 책과는 다른 신선함과 표현력이 좋은 문장이 많아서 작가 이름을 거듭 확인하면서 읽기도 했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문장 중 하나는 68쪽의 집 밥 같은 생애에도 한 꼬집 인공감미료의 자극이 필요한 법이다이다. 얼마나 흥미로운 표현인가. 이렇게 기억에 남는 표현들이 많다.

자기계발서와 같은 느낌의 이런 이야기와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서 봤던 책 속 멋진 문장들을 소개하는 내용에 이어 작가가 겪든 힘든 이야기들이 쭉 나와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녀가 겪었던 아픔에 마음도 아팠고 나도 직장인이기에 직장에서 겪었던 얘기에서는 화도 났다. 이 밖에도 유튜브 구독 서비스 문제, 대학 때의 학생 운동 이야기, 번아웃 신드롬, AI로 인한 변화, 가족 이야기 등 총 19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듯이 그녀의 이야기는 타인을 응원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짜낸 말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에 대한 고백이자 거기서 얻은 인생의 지혜여서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마치 사는 게 너만 힘든 게 아니야. 나는 이런 일도 겪었지만 잘살고 있어. 그러니 너는 더 잘살아야 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올해의 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도 보통 사람들의 삶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만큼 응원과 위로를 타인을 삶에서 찾아도 좋을 듯한데 그 한 예가 바로 황유나의 이 얘기다. 특히 책 뒷부분에서 소개된 <100일 후에 죽는 악어>라는 애니메이션과 미국 화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을 전시회를 통해 들려준 이야기는 진한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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