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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나의 경우 도서관 서가에 있는 10개 도서 주제 중에서 가장 손이 안 가는 분야가 과학이다. 과학 책 읽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과학책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비교적 술술 읽혔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과학 책들이 과학자들의 업적 위주의 공부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과거의 과학’ 책이었다면 이 책은 과학이 무엇이며 급변하는 인공지능 사회에서 과학 책 읽기와 과학 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현실의 과학’ 책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했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장의 이야기였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이야기를 상기시켜 줌으로써 이제는 많은 지식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교양 과학 책 읽기 등을 통해 과학 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함에도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이후에 우리나라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아직도 그렇지 못한 실정과 나 역시도 벌써 그 때의 충격을 잊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관심조차 갖고 있지 않아서이기 때문이었다.
또 한 이야기는 과학이 우리와는 사고 체계가 다른 서양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 예로 서양은 천 단위로 숫자를 끊어 읽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만 단위로 끊어 읽는 것 등 그 사고 체계나 용어가 생소하기 때문이라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뉴턴이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케플러, 브라헤, 갈릴레이 같은 선배들이 업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해는 과학적인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개방적인 태도, 협력, 소통, 리더십 등 과학자들이 갖추고 있는 태도가미래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와 최종 이론과 꿈 풍경 같은 내게는 이름도 생소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 연구들, 외계인과 인공지능 과학자 등 미래의 과학 연구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K방역과 한일 반도체 수출 문제 같은 시사 문제를 통해 과학자의 역할과 과학이 나아갈 바를 알게 해주어서 과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어쨌든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었는지를 느꼈고, 우리사회와 얼마나 이전과 다른 사회가 되었는지를 실감하고 있다. 그런 급작스런 변화에 맞추어 잘 살려면 이 책에서 말하듯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개인이면서 공동체에도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이런 성향을 갖추는 데 인문학이 도움이 된다면서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했는데, 그런 사람이 되려면 우선 과학적인 태도를 갖춘 후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과학자들에 대해 편견을 가졌었음을 깨달았고 앞으로는 정말 과학 책도 많이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