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사계절 1318 문고 129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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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은 독특한데 그 내용은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누군가가 SNS에 한 학교 앞에 폭탄을 설치했고 며칠 몇 시 이후에 교문을 지나가는 이가 있으면 폭발시키겠다는 글을 올리고. 그 글을 경찰관 한 명이 보게 된다. 거짓말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경찰이 출동을 하고 지정 시간까지도 학교에서 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꼼짝없이 학교에 갇히게 된다. 다행히 학생들이 수련회를 간 때이고 방과 후라 학교에 있던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이들은 폭탄 설치 여부를 경찰을 확인할 때까지 3일간 학교에 갇혀 있었어야 했다. 이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게 된 것은 사정이 있어 폭탄 수색이 늦어졌고 학교 체육관에 드론이 떨어지는 바람에 작은 폭발 사고가 일어나 범인의 폭약 설치를 거짓말로 간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흔치 않은 설정이지만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한 이야기인데다, 학교 안에 갇힌 이들이 저마다 학교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 누구든 용의자로 비춰지기 때문에 누가 범인일까 추리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재미도 준다. 대부분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학생들처럼 보였는데, 저마다 학교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연들이 있었다. 이들의 사연 또한 매우 현실적이기 때문에 굉장히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다.

   왕따, 학교 폭력, 진심이 없는 교우관계, 학생들간의 이성 교제 문제 같은 학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문제뿐 아니라 주인공 중 한 명인 기간제 교사였던 한영주를 통해 학교 내의 비정규직 문제까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렇게 보면 학교는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등장인물들에게는 학교가 3일간 갇혀 있었던 상황이 대변하듯이 답답하기 그지없는 감옥과 같은 곳일 수도 있다. 그런 문제들을 속속들이 파고들면 그 원인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 부족에서 비롯됐고, 그런 문제를 학교가 안일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해야 하고 그들을 보호해 주어야 할 학교가 그 역할을 못해줬음을 느끼게 한다.

   어쨌든 이 책은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무엇이고 그것을 해결할 수 학생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여서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학교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더 변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교사들 또한 많다. 학교가 학생을 믿고 학생 또한 학교를 믿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서로 사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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