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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선물할게
강경수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평점 :
자연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게 되어 있고, 나름대로의 먹이사슬로 연결돼 있다. 거미도 거미줄을 활용해 거미줄에 걸린 저보다 약한 곤충들을 잡아먹고 산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큰 이변이 생겨 거미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는 거미의 밥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때론 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관계가 또 다른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내용이다.
거미줄에 걸려 꼼짝없이 거미의 밥에 되게 된 무당벌레가 지나가던 곰에게 거미줄에서 빼어내 줄 것을 부탁하지만, 곰은 자연의 법칙이 있음을 이유로 거절한다.
하지만 무당벌레의 자신이 세상에 아름다운 꽃을 피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말에 설득당해 도움을 준다.
어쨌든 거미의 희생 덕에 세상에 꽃이 만발한다.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누구 혼자만의 희생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희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표지에 곰과 무당벌레가 있는 게 조금은 아쉽다. 곰 때문에 식사를 뺏긴 거미만 억울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