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뜰
강맑실 지음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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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 오십대 중반이니 나의 유년시절이 까마득하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의 엄마로 살다 보니 나의 유년시절보다는 내 아이들의 유년에 대해서만 추억하면서 살았었다. 어쩌다 아주 가끔 나의 유년을 상기시키는 일이 있을 때나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지하곤 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본격적으로 나의 유년을 돌아볼 수 있어서 이 책이 무척 고마웠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유년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저자와 내가 보냈던 유년의 시대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더 그랬다. 저자는 6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고 80년대에는 편집자이자 출판사 대표로 활동했다는데, 나는 60년에 중반에 나서 70년대에 유년을 보냈다. 그리고 저자는 7남매의 막내였고 직업이 교사인 아버지로 인해 태어나서 초등 6학년에 될 때까지 일곱 번이나 이사를 했단다. 그러니 형제간에 얽힌 일이며 이사 간 집과 동네에서 생긴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으랴. 그런 이야기들을 각 집의 구조 그림과 함께 들려준다.

이 덕에 5남매의 맏이인 나도 우리집은 몇 번을 이사했고 어느 집에서 동생 누가 태어났지 등을 생각해 봤다. 또 저자처럼 동생을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놀려서 울렸던 것, 집 밖에 있는 화장실이 무서워 화장실에 갈 때마다 동생을 대동해서 가서 노래를 부르게 한 것, 휴지 주는 화장실 귀신 얘기 등을 떠올렸다.

주위사람들에게 음식과 인심을 베푸는 저자의 엄마 이야기에서는 돌아가신 엄마와의 추억도 되새겨봤다. 우리 엄마도 집안 형편이 여유롭지는 않았으나 이웃에게 음식과 인정을 나누곤 했었고, 음식을 잘 하셔서 빵이나 떡을 직접 해주셨고, 뜨개질과 재봉질도 잘 해서 옷도 만들어 주셨다.

, 막내가 고무줄놀이를 열심히 연습해서 어느 편에서나 데려가려고 했던 실력자가 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해질녘까지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술래잡기 등을 하며 밖에서 놀았던 것이 생각났고 막내가 자신만의 피신처로 우물 속에 들어간 일을 읽을 때는 아찔하면서도 그 당시 피신할 곳도 마땅치 않아 일기장에다 화풀이했던 것도 떠올랐다.

이렇게 <막내의 뜰> 덕분에 잊고 있던 나의 유년과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서 마음이 순수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매개로 자신의 유년시절을 돌아봤으면 좋겠고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과 그 세대들의 유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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