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회도 살인사건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5
윤혜숙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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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전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 <밤의 화사들>의 개정판이란다. <밤의 화사들>은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의 죽음을 다룬 이야기라고 해서 평소에도 우리 그림에 관심이 많아서 읽고 싶었던 책인데, 못 읽고 잊고 있었다. 이 책의 <밤의 화사들>의 개정판이라는 것은 책 말미의 저자의 말을 통해서 알게 됐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광일화원이라는, 현대식으로 말하지만 사설 그림제조회사 일하는 진수의 아버지가 그가 그린 계회도라는 그림 한 점 때문에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당시 그 사건은 범인이 검계로만 밝혀진 채 끝이 나고, 진수 아버지가 그린 계회도도 사라진다.

그런데 뒤늦게 광일화원과 거래하는 그림 거간꾼이자 진수가 아버지이자 형처럼 여기는 인국이 그 사건의 범인으로 뒤늦게 밝혀져 체포되는 일이 생긴다. 분명 모함을 받았으리라 생각하고 진수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그의 아버지가 그렸다는 계회도가 필요하다는 인국의 말을 듣고 그 계회도를 찾는 한편 인국이 범인 같다고 말한 광일화원의 전주인 장 화원의 음모를 밝혀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고 그의 죄를 단죄할 수도 없어서 화가 났다.

   이 글은 시대적 배경으로는 순조 때 안동 김 씨가 득세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조선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림이 많이 그려졌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왕실을 위해 그림을 그렸던 도화서를 비롯해 방외화사라고 해서 일반 화원들도 많이 활동할 때이다. 또한 이때에는 양반을 물론이고 중인, 상민 등의 시를 짓고 읊는 것을 중심으로 한 시회도 많아지고 각종 계모임도 많아 계회도가 많이 그려지던 때라고 한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통해 어진화사가 되려고 하면 출중한 그림 실력뿐 아니라 그를 추천해 줄 권력자가 있어야 했다는 것, 유명 화가의 진품을 소지하지 못했던 이들이 가졌던 모사화를 그리던 화가도 있었고, 세력가일수록 진품을 많이 소장하려고 했던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것을 보면 조선시대라고 해서 지금 세상살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당시의 예술적 한계도 알 수 있었다.

   조선시대 후기 시대상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조선 시대 유명 화가들과 그림에 대한 이름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중인 출신의 서화 수장가였던 석농 김광국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고, 심사정의 <패초추묘>, 김득신의 <수하일가도>, 이광사의 <고승간화도>, 강세황의 <묵란도>, 최북의 <운산초사도>, 김경국의 <설중귀려도> 등에 언급도 있어서 무슨 그림인지 찾아보고 싶어 메모해 두었다.

이정명이 쓴 소설 <바람의 화원>과 간송미술관의 전시 이래로 나를 비롯한 일반인들이 우리 그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는데,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우리나라 그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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