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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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전 작품에 근래에 들어 속속 개정판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의 기존의 표지를 바꿔 새로 나왔다. 요즘 특히 그의 작품이 한 해동안 몇 권씩 신간이 나와서 "와! 대단한 작가다"하며 더욱 놀랐는데, 알고 보니 이전 작품들의 개정판도 여럿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가 워낙 좋아하는 작가라고 믿고 읽는다. 그런데 이 작품은 별 스토리는 없었다. 교통사고로 조실부모한 어린 남매가 각기 친척집에 얹혀 살다가 이십대에 되어 예전의 집을 되찾게 되어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이 남매는 혈육의 정을 넘어서 사랑의 감정까지 갖게 된다. 하지만 보험설계자를 하며 취미로 시를 썼던 여동생의 시가 시집으로 발표되고 그 시집에 대박을 터뜨린다. 그녀의 재능이 탐이 난,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진 젊은 소설가가 그 여동생과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하필 결혼식 전날 소설가가 사귀었던 여자가 소설가의 집 정원에서 자살하고, 결혼식 당일에는 소설가가 약물 중독사한다. 

  소설가의 약물 중독사를 수사하는 과정에, 여동생의 악혼자에게 질투심을 가진 오빠, 소설가와 한때 연인이었는데 그에게 차이고 지금은 여동생을 시인으로 발굴해낸 편집자, 소설가의 대학 동창생이며 한때 작가를 희망했지만 도박 빚 때문에 소설가의 매니저로 전업한 남자, 이 셋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이처럼 스토리 자체는 흥미로울 게 없다. 근친상간에, 어지럽게 얽힌 연인 관계라는 스토리가 막장 드라마 그 자체이다. 그래도 "누가 범일일까? 셋 다 동기는 있는데..."하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따라 갔는데,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책 말미에 붙은 흥미로운 콩트같은 추리안내서를 읽어도 범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추리안내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은 결과 누가 범인일지는 감을 잡긴 했지만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이것을 경험하고 보니 "내가 책을 대충 읽는구나"하는 것을 깨달았다. 추리소설은 뭐 대단한 지식서처럼 꼼꼼히 읽을 필요는 없지만...어쨌든 마지막에 범인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이 책의 반전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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