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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캠핑 중
심진규 지음, 배선영 그림 / 연지출판사 / 2017년 7월
평점 :
요즘 캠핑가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목만 보고는 캠핑을 소재로 한 동화인 줄 알았다. 표지를 잘 보시라. 캠핑지의 배경이 아니다. 이것을 해당 작품을 보고 알았다.
<아빠는 캠핑 중>은 표제작을 비롯해 깜 아저씨, 401호 욕할매, 할머니의 치맛바람, 할머니의 수제비, 실내화를 찾습니다. 엄마사진, 아무도 모를거야 총 8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모음집이다. 각 단편마다 주제가 분명한데, 모두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모두 다 읽으면서 가슴이 찡했는데, 특히 <아빠는 캠핑 중>과 <401호 욕할매>가 그랬다.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실내화를 찾습니다>였다.
<아빠는 캠핑 중>은 자동차공장의 노동자인 아빠가 함께 노조활동을 하면서 사망한 동료를 위해 송전탑 위에 농성을 하는 이야기다. 이 아빠는 자녀들을 위해 없는 살림에도 캠핑 도구들을 마련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아빠가 혼자가 캠핑을 가겠다고 떠났는데, 그 자녀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아빠가 농성 중임을 알게 된다. 주위에서는 노동 운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비난하지만 아이는 아빠의 노동운동이 정당함을 알고 아빠를 응원한다.
<401호 욕할매>는 아파트의 층간 소음 문제도 다루면서 일제 시대 때의 위안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밖에 <깜 아저씨>는 불법 체류중인 해외 이주 노동자. <할머니의 치맛바람>은 조손 가정, <할머니의 수제비>는 장애인 엄마를 둔 아이, <엄마사진> 역시도 조손 가정과 교우 관계의 이야기를 담았고, <아무도 모를 거야>는 학업 스트레스 및 진로 찾기에 관한 이야기다. <실내화를 찾습니다>는 교실 내 화합에 대해 들려준다.
초등생들이 우리 사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비딱하게 본다. 그런 편견을 깰 수 있게 하며 모두가 행복하려면 함께 도와야 함을 느끼게 한다. <실내화를 찾습니다>에서처럼 모두가 실내화를 찾기 위해 돕던 노력이 '실내화 은행'이라는 더 창의적이며 모두를 배려하는 아이디어로 전환되지 않는가. 이 책은 그럼 힘을 느끼게 한다.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