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 시스터즈 오늘의 청소년 문학 23
김미승 지음 / 다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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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김미승은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근대기의 가수 이난영이 일제 시대 때 '저고리 시스터즈'라는 그야말로 한국 최초의 걸그룹의 멤버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소설을 구상했단다.

  저고리스 시스터즈는 이난영의 남편인 작곡가 김해송이 만든 걸그룹으로서, 이난영을 비롯해 ‘오빠는 풍각쟁이야’를 부른 박향림과 당시 대단한 인기가수였던 장세정, 이화자로 구서됐다. 또한 이난영은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걸그룹인 '김시스터즈'를 조직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이야기이고, 몇년 전에 나는 <오빠는 풍각쟁이야>를 쓴 장유정 교수로부터 한국근대대중가요사에 대한 강의를 들었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이 책을 봤다.

  필순이는 가요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열네 살 소녀였으나 시골로 여공에 모집하러 온 스즈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끌려와 경무국장의 집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같은 집에서 먼저 일하고 있던 섭섭이 또한 가요를 좋아한다. 주인 물건에 손대지 말라는 안주인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섭섭이가 중국으로 쫓겨나가게 될 상황이 되자 필순은 사력을 다해 섭섭이를 도망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함께 그 집을 탈출하게 되고, 결국에는 둘다 <저고리 시스터즈>가 되어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다.

  필순이가 자기 꿈을 실현하는 것도 대견하지만, 이것 또한 필순의 성품 덕인 것 같다. 필순이는 밝고 사려깊은 아이이다. 고향 집에서 다니던 야학이 습격을 당하기 전에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했고, 창고에 갇힌 섭섭이를 구출해내는 등 의리가 있도 있고 정의감도 있다. 노래에 대한 사랑도 그렇고. 이런 것들이 필순이가 꿈을 실현하는 데 행운으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항상 바르게 살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이룰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일제 치하라는 어두운 시대 상황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또 자기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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