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인형 살인사건 봉제인형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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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로 알려졌음에도 그 제목에서 주는 공포 때문에 읽기를 꺼려했던 작품 중 하나다.

제목에서 연상되거나 뒷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런던의 한 아파트에 각기 다른 시신에서 가져온 신체의 여섯 부위를 꿰매서 이어 붙인 엽기적인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이 희생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단서도 없을 때, 이 책의 주인공인 형사 울프의 전부인이자 방송기자인 안드레아에에게 또 다른 살인이 이어질 거라며 다음 희생자 이름들을 거론한 편지가 도착한다.

이에 따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형사들이 애를 쓰지만 범위의 예고대로 살인이 이어진다.

에드먼즈라는 형사의 끈질긴 사건 기록 탐구 결과 이 모든 사건이 한 인물에 연결됨을 알게 되고, 일련의 이 사건들이 '파우스트 거래'라고 악마라고 자처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 복수를 위한 살인을 의뢰하면 악마가 그 위뢰자의 목숨을 거두가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과 연관된 사건임을 알게 된다. 이 부분에서 이 책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어쨌든 내용 자체는 제목에서 떠올리게 되는 것만큼 공포스럽지는 않아 다행이다. 일본 공포 소설을 보면 살인 행위 자체에 대한 묘사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정말 읽고 싶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이 책은 그 정도는 아니어서 괜찮았다. 혹자들은 내용이 기대만큼 치밀하지 않다고 평하나, 나는 그 정도의 깜냥은 아니어서 그러적저럭 읽을 만 했다고 말하겠다.

아무튼 이 책을 보면서 법의 공정성, 변호사의 정의감, 개인의 사리사욕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방화 살인범 나기브 칼리드에 대해 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 변호사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면 그의 유죄를 덮어두는 결과를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로 인한 후속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밖에 권력을 잡기 위해 사회 문제를 이용하는 시장, 돈 때문에 거짓 증언을 하는 여인,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불의를 모른 체 하는 사람들....희생자들의 면면이다. 그렇다해도 이들의 살인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피해가 선량한 이들에게 돌아감을 알아야 한다고 작가가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최근 밝혀진 화성 연쇄 살인마가 떠올랐다. 그도 이전에도 재판을 받았음에도 무죄 선고를 받았고 그 이후에 살인을 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개인의 양심과 정의를 돌아보고 우리 법 제도의 허술한 부분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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