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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4년 9월
평점 :
너무나 무서운 이야기다. 인간에 대해 이처럼 두려운 마음이 드는 책이 있을까? 나름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공포를 상당히 두려워하기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내가 읽는 추리소설의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라는 이 책처럼 소름이 돋고 공포로 가슴을 옥죄는 소설은 처음이다.
이 책은 왕따와 학교 폭력을 당한 초등학교 4학년생 S와 어릴 적 어머니와 살던 마을에서 어머니의 죽음과 그 고장의 특이한 장례 풍습으로 인해 이상한 공포감을 갖게 된 다이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 내용이다. 둘이 겪은 일로 인해 마음에 이상한 욕구가 자랐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사이코패스가 바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인 것 같다. 물론 다른 추리소설처럼 대단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아무튼 이 사건을 마치오라는 S의 동급생이 풀어가는 내용인데, 아무리 천재라도 초등 4학년생이 사건의 현장을 목격하고 범인을 추리해 간다는 설정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내가 일본 추리소설을 너무나 모르기 때문일까? 죽은 자가 곤충이나 동물로 환생한 이야기도 나와서 더 으스스한 느낌을 준다.
어쨌든 누구나에게 예의를 지키며 내가 원치 않는 일은 남에게도 시키고 싶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내용이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악한 사건들을 보면 전혀 개연성이 없지도 않은 것 같아서 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무엇이 인간을 사악하게 만들까에 대해 생각해 봤다. 유전자의 문제일까, 환경의 문제일까? 둘 다이겠지. 교육으로 유전자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 교육만으로 어려울지라도 인간이기에 교육으로 많은 부분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여 늘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책은 덮은 뒤에도 소심한 나는 이 책으로 인한 두려움으로 가슴이 벌렁대고 손이 떨려 키보드를 치기가 쉽지 않다. 빨리 유쾌한 책을 통해 이 공포에서 벗어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