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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망치다 - 지극한 독서의 즐거움이 만드는 삶의 기적
황민규 지음 / 미디어숲 / 2018년 9월
평점 :
직업상 독서일기 식의 책이나 독서를 다룬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해야 하는 학교도서관 사서이기에 좋은 책 정보도 많이 가져야 하고 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설득할 수 있는 사례를 다양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들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책을 추천하거나 독서의 효과를 본 유명인을 거론하면 책을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물론 요즘은 이런 학생들도 점점 적어져서 문제다.) 이런 점에서 이 책 <책은 망치다>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다.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전에 읽었던, 광고인 박웅현이 쓴 <책은 도끼다>와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책은 도끼다>는 순전히 책 제목 때문에 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이 좋아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있는 책 중 하나가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박웅현이 좋다고 한 여러 책을 알게 되었고, 책의 맛을 음미하는 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직업적인 의무감에서 책을 보다 보니(주로 청소년 소설을) 책을 느낄 겨를이 별로 없다. 그렇기에 책을 깊이 있게 느끼면서 그 책의 제목이 된 카프카의 말처럼 책을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처럼 이용하라는 그의 말이 신선했다.
이 책 <책은 망치다> 역시 제목 때문에라도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 것 같다. <책은 도끼다>의 패러디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듯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의 저자는 책을 삶의 굴레를 깨뜨리는 강력한 망치 같은 도구로 이용하라고 조언하기 위해 이 제목을 붙였다. 책을 삶을 개선하는 망치로 이용하려면, 우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에서부터 독서 방법, 좋은 책 선정법, 책을 생산하는 작가와 소비하는 독자의 입장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
모두 4장으로 구성된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1장에서는 링컨, 나폴레옹, 빌 게이츠, 워런 버핏 같은 이름난 독서가에 대한 일화를 통해 독서의 필요성을 피력해 놓았다. 2장에서는 작가의 속성을 설명하면서 책을 좋아하게 되는 방법을 안내하고, 3장에서는 올바른 책읽기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4장에서는 책을 고르는 방법 외에도 책에 연관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서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본 내게는 이미 익숙해진 내용도 꽤 있었지만, 이 책만큼 독서의 목적과 활용 전반에 대해 쉽고 설득력 있게 조언해 놓은 것도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왜 책을 읽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나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 황민규는 작가도 아니고 책을 만드는 출판인도 아니다. 그렇다고 도서관 관계자나 사서도 아니다. 가방을 만드는 사람이란다. 그럼에도 이렇게 독서에 대한 깊이 있는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진짜 책을 많이 읽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이 신뢰가 간다.
책 속 많은 글들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소크라테스와 워런 버핏의 말이다. 쉽고 평범한 말이어서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독서 명언으로 자주 인용해야겠다.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한 것을 가지고 쉽게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은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기 바라지만,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세계적인 철학자가, 그리고 세계적인 투자자가 이렇게 말했으니 독서의 효용을 믿지 않을 수 없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귀중한 말씀들이 다수 실려 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이 책이 목적하는 바,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과 책과 친해지는 방법에 대한 소개는 무척 유용하다. 그동안 책과 친해지지 못했던 사람이나 나처럼 책을 많이는 읽지만 깊이 없이 읽었던 사람들은 많은 깨달음이 있을지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