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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 예쁘게 진실을 말하는 방법 ㅣ 모두가 친구 24
패트리샤 맥키삭 글, 지젤 포터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거짓말을 안 해야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선의의 거짓말, 또는 하얀 거짓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이 책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라는 내용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실을 말하되 상황을 고려해서 듣는 이가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해주는 내용이다. 우리 아이들이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을 받는데,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모두에게 진실되다는 평이 듣는 것은 아님을 알려준다. 이런 교육이 아이들에게 무척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교육을 쉬운 이야기도 잘 풀어 놓았다.
말 먹이를 주라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지도 않고 했다고 해서, 리비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혼이 난다. 그 뒤부터 리비는 사실대로 말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 사실대로 말하기가 오히려 화를 불러온다. 굳이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모르는 척 넘어갔으면 아무 문제없을 일을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상대방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리비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대로 말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단다. 때가 적당하지 않거나, 방법이 잘못 되었거나, 나쁜 속셈일 경우에 그렇지. 그러면 사람들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이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게 말하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이것을 못하는 어른들도 있다. 이래서 말이 참 무섭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터셀베리 아주머니도 말하지 않는가. “원래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지, 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부드럽게 말해 주면 삼키기가 훨씬 더 쉬울 거야.”
사실을 말할 때에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다면 듣는 이나 대화의 중심이 되는 이가 기분 상할 일이 없겠다. 나 역시도 주위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 때문에 오래도록 속상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말이 칼보다 무서운 법. 칼에 베인 상처는 아물면 그만이지만 말에 베인 가슴의 상처는 쉽사리 아물지 않는다. 뇌가 잘 잊도록 도와준다면 모를까. 나처럼 잘 잊지 못하는 성격의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늘 말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