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현의 사진의 모험 - 대한민국이 사랑한 사진가 조세현이 전하는 찍사의 기술 혹은 예술가의 시선
조세현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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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사진 언어가 불교 용어와 참 많이 닮아 있다. '찰나'라는 단어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행위, 그 과정이 묘하게도 명상과 비슷하다. 사진을 찍을 때, 찍는 그 순간에는 숨을 쉬지 않는다.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의 순간, 숨을 멈추는 것이다. p172"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그래퍼 중 한 사람인 '조세현'의 에세이다. 40년 동안 찍사로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 느낀 것, 일한 것을 녹여냈다. 사진은 순간을 담아내는 행위지만 그 한 장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찍는 사람의 감정을 투영하며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게 바로 사진의 묘미이다.

 

 

 

 

그는 사진과 불교가 닮았다고 말한다. 바로 '찰나'의 순간을 찍는 사진과 찍기 위해 멈추는 행위 때문이다. 폰카로 뭐든지 찍고 지울 수 있는 시대. 피사체를 향한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역광을 통해 아름다움을 잡아내고 컬러 사진에는 담을 수 없는 무한한 깊이감을 흑백 사진에 담는 사람. 고아와 스타를 한 프레임에 담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 사진사의 일에 대해 듣는다.

 

시작은 중학생 때로 거슬러 간다. 아버지가 찍다 버린 필름을 처음 인화하며 사진에 맛을 들였다. 고등학교에 가서 사진 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사진과 인연을 맺는다. 당시 1학년으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화 기술을 가진 덕에 좀 더 일찍 카메라를 만져 볼 수 있었다. 그의 사진을 빌려 입상한 선배가 있는가 하면, 헌책방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라이프> 같은 외국 잡지를 보며 종군기자의 꿈도 키운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진학과에 진학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 첫 직장은 신문사였지만 잡지사가 잘 맞아 직장을 옮긴다. 그러던 중 사진 인생의 운명을 바꾸는 일을 만난다. 원래 촬영을 하기로 한 후배의 사고로 일종의 땜방을 맡은 것이다. 패션 화보 촬영은 처음이었고, 하루 종일 시간을 쏟는다는 패션 촬영 관행을 뒤집고 반나절 만에 모든 일정을 마친다. 인터뷰처럼 스트레이트하게 촬영했다. 결과는 의외로 좋았다. 신선한 방법이었단다. 그 후 세계적인 매거진의 한국 진출로 본격적인 패션 사진, 인물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렇게 스타가 가장 사랑하는 사진가가 되어 지금의 조세현이 되었다.

 

사람들은 조세현을 스타 전문 포토그래퍼, 연예인과 아기 사진만 찍는 사람, 인물사진가 등으로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소외계층 청소년, 다문화 가족, 노숙자, 기아 아동, 장애인 등 소수자의 삶을 주목했고 찍기도 했다. 그때마다 다른 인생을 만나며 그 또한 찍어야 하는 이유를 배워 나갔다고 말한다.

책은 조세현의 인생 이야기만 들어있지 않다. 사진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방법, 자신을 찍어 작은 역사를 만들어 보는 것, 시각장애인들에게 사진을 가르쳐 준 일화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중 시작장애 아아들에게 사진을 가르쳤던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카메라 렌즈에 눈을 대고 찍는 사진 대신 시각 장애인의 체스트 레벨(가슴에 대고 찍는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앞 못 보는 사람이 어떻게 사진을 찍냐고?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눈을 보는 세상보다 더 큰 깊이감을 갖는다.

 

먼저 정안인이 조금씩 피사체의 각도나 형상 위치 등을 설명해주면서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잡아간다. 좋은 정안인을 만나면 시각 장애인들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세현 작가는 시각 장애 학생들과의 수업을 통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일반, 정상이란 범주 속에서 편견을 갖고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당연히 보이기 때문에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볼 수 없을 때 더 간절해지는 마음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어두움이 없다면 빛이 없는 것처럼. 빛과 그림자놀이인 사진의 기술에서 철학을 만날 수 있다. 40년 동안 얼굴과 풍경, 인생을 만났고 이제 농밀한 이야기꾼으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좇고자 한 사진의 모험을 들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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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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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짓 가운데 그야말로 최고봉은 항상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공황'은 특별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는 직업인 연예인의 커밍아웃이 이어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공황에 '장애'가 붙어 통제할 수 없거나 고치지 힘든, 결함이 있는 병으로 굳어졌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화려한 직업 이면에 감춰진 공항의 얼굴은 한 사람의 인생 자체를 좀 먹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나 아프다'를 공공연하게 드러냈고, 생각보다 공황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책은 지금까지 공황 치료법이 잘못되었다며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례와 치료법을 담았다. 1200만 명 이상이 다양한 공포증으로 고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은 극심한 공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공황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불안하고 두근거리며, 식은땀 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한두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 경험이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다 보면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다.

 

몸이 보내는 경고, 무시하면 큰일 난다!

 

공황은 심인성 장애로 시작되는데 공포를 기초로 한다. 두려움은 어디서 올까? 당연하겠지만 스트레스에서 온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하고, 회사에서 오는 압박이나 관계가 피곤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두려움을 불러오고 이것은 공포증을 일으킨다. 공포증은 위경련이나 빈맥 같은 심인성 장애로 자리 잡아 공황이란 이름을 갖는다.

 

최초의 공황의 원인은 몸의 신호를 무시한 데서 생긴다. 갑작스러운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 의욕 저하, 무기력,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슬퍼지는 현상 등이 반복된다. 이를 무시하거나 느끼지 못해 정신이 보내는 마지막 형태가 공황이다. 몸은 위장이나 대장 이상,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피부 트러블, 근육 경련(틱장애), 빈뇨, 디스크, 대상포진 등으로 경고한다. 이런 경고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니 두려워할 필요 없다. 우리가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잠재의식이 보내는 직관을 따라라!

공포도 습관이 되면 공황이 된다. 한 번 겪었던 공황이 반복적으로 쌓이면 생각들이 점점 더 대표적인 생각으로 등장한다. 우리의 뇌는 시냅스 연결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생각의 감정이 강렬할수록 머릿속에 있는 신경 연결은 그 성능이 더욱 강력해진다. 따라서 부정적인 생각을 자주 하면 신경생물학적으로 공황이 일어날 수 있는 바탕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진정 공포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뇌에 끊임없이 긍정적인 삶을 저장할 수 있게 긍정 시냅스를 빨리 그리고 많이 구축하는 것이다.

 

공황은 오래전에 시도했어야 할 변화를 억눌러서 생기기도 한다. 잠재의식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심인성 장애는 잠재의식이 의식에 보내는 경고 신호일 때가 많다. 잠재의식은 슈퍼컴퓨터처럼 직관을 통해 우리가 처해 있는 현 상태를 분석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보낸다. 따라서 직관을 따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공황을 질병이나 장애라고 생각하기 보다 오히려 잠재의식이 우리를 향해 보호하려는 시그널이라 보면 좋다. 직관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정신은 보다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공항 한 번 극복해볼까?

 

약물 치료 없이 공황에서 벗어나는 몇몇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병원이나 약물 치료 없이도 해볼 수 있는 일이다. 먼저 당신의 삶이 멋지다고 하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10개의 문장으로 써본다. 부정어를 사용하지 않고 긍정적인 표현만 상용하며 현재형으로 서술한다. 매일 저녁 10개의 문장 가운데 하나를 머릿속으로 떠올린다. 이때 5가지 감각(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번갈아 사용한다. 10일 후에 문장들 가운데 첫 번째 문장으로 다시 시작한다. 10개의 문장들 가운데 하나가 실현되면, 이 문장을 새로운 바람을 기록한 문장으로 대체한다. 이를 꾸준히 반복한다. 자세한 방법은 책 속에 소개되어 있다.

 

이 밖에도 공포의 약점을 찾아내 공격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어떤 충고든 이미 그 일을 겪어보고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다. 행복을 만드는 것도 두려움을 만드는 것도 나 자신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항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두려움과 무거움을 동반하지만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황이란 말에 편견 또한 내려놓을 수 있었다.

 

말이 쉽다고? 어디 한번 해보고 말해보길 바란다. '나는 안될 거야, 한 번 해 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부정적인 말만 하지 않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은 평범한 일상에 느닷없이 쳐들어오는 악당이 아니다. 당신의 사소한 행동과 부정적인 생각 하나하나가 쌓여 무서운 얼굴을 들이미는 것이다. 공황은 당신을 잠식하기 위해 오지 않는다. 당신을 살리고자 온다. 몸과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나를 아끼고 사랑해 줄 때 달라질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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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는 뇌 - 뇌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밝혀낸 인간 창의성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앤서니 브란트 지음, 엄성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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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 한때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위대한 작품도 인정받는 작품에서 잊힌 작품 사이 어디쯤 놓인다. 즉 가장 진보적이던 것이 평범해지고 가장 예리하던 것도 무뎌진다." P27

예상 가능한 소설, 영화는 지루하다. 우리의 뇌는 한편으로는 세상을 예측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싶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뜻밖의 놀라움과 짜릿함을 추구한다. 점점 빨라지는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이유는 뇌의 '인지 유연성'때문이다. 이토록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뇌와 인간의 빠른 적응 능력은 세월이 흐르면서 반복되고, 억제되면서 변화했다.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최근 기술이 빛을 잃어가는 현상, 쇼킹했던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현상은 세상의 균형과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뮤즈는 갑자기 당신을 찾아오지 않는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사실 사창가 매춘부의 초상화다. 잘 안 풀리던 피카소의 살풀이 작품이자 미술계 전통에 반기를 든 도전적인 작품이다. 미술사가 존 리처드슨이 "7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독창적인 그림"이라고 한 <아비뇽의 처녀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작품이 아니다. 계보나 족보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디 한번 살펴볼까?

 

19세기 프랑스에서는 기하학적 형태와 대담한 색채를 이용한 '폴 세잔'이 있었다. 피카소는 세잔이 자신의 유일한 스승이라고 말했다. 피카소의 친구가 가지고 있던 그림 17세기 '엘 그레코'의 제단화 <묵시록전 비전>을 살펴보면 여성들의 누드와 그림 크기와 비율, 구성이 비슷한 점을 볼 수 있다. 피카소는 고국인 스페인의 토착 예술에도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베리아반도의 조각 얼굴은 <아비뇽의 처녀들>의 한 인물의 묘사와 비슷하다. 또한 아프리카 가면에서도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이란 틀 깨기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책은 넷플릭스 다큐 <창의적인 뇌의 비밀>의 원작이라 할 수 있다. 다큐는 보지 못했지만 책으로도 충분히 예술과 과학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둘의 기술 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인간은 대안이 될 만한 현실을 만드는데 능숙하다. 현실을 가지고 다양한 미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만일~라면'이란 가정은 그래서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더없이 중요하다. 그야말로 창의력 계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력은 그저 이것저것을 연결하는 일이다. 창의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그걸 해냈냐고 물으면 그들은 자신이 실제로 그것을 한 것이 아니라서 약간의 죄의식 같은 걸 느낀다. 그들은 단시 무언가를 봤을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분명해 보이면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합성한다. -스티브 잡스- "

 

창의력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이다. 고립이나 혼사서는 어렵다.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을 받아 협업할 때 창의성은 발현된다. 갑자기 아이폰이 생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1984년 '카시오 AT-550-7 손목시계에 담긴 터치스크린은 낯설지 않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1994년 'IBM 사이먼'에서는 앱과 스타일러스 펜도 있었다. 팩스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기능, 세계 시간기록계, 노트패드, 달력, 단어 자동완성 프로그램도 장착되어 있다. 카시오가 나오고 4년 뒤 스타일러스로 3D 조종이 가능한 개인용 디지털 보조 장치 '데이터 로버 840'이 나왔다. 사용자는 연락처 목록을 메모리칩에 저장해 휴대할 수 있었다. 1999년 등장한 '팜 Vx'는 요즘 디지털 기기의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말 그대로 본 것을 새롭게 연결한 것이다.

 

음악 재생기를 설계한 '케인 크레이머'는 소니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의 발자국을 따랐다. 워크맨은 1963년 나온 카세트테이프의 영향을 받았고, 카세트테이프는 1924년에 나온 릴 테이프 덕에 생겨났다. 발명은 계속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원재료를 토대로 세상을 리모델링 한다. 즉, 지나온 역사와 현재 상태를 알면 다음 세대 산업의 큰 틀이 보인다. 창작자는 다른 사람에게 물려받은 것을 리모델링하는 일을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원형을 휘고, 쪼개고, 섞어서 만들어낸 익숙한 새로움

경험의 원재료를 토대로 창조하는 뇌 세 가지 전략은 휘기(원형을 변형) , 쪼개기, 섞기를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휘기는 원형을 변형하거나 뒤틀어 본래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마사 그레이엄의 혁신적인 안무나 프랭크 게리의 곡선 건축물이 그 예다. 쪼개기는 원형을 해체해 여러 조각으로 나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전략이다. 피카소가 추구한 평면 분해 3차원 형상의 큐비즘이나, 수많은 픽셀로 이루어진 디지털 이미지의 기술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섞기는 2가지 이상의 재료를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다. 사람의 상반신에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인어, 사자를 합친 스핑크스, 황소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 프리다 칼로의 <상처 입은 사슴>의 이미지 등이 있다. 다른 유전적 조직을 하나의 개체에 담는 유전공학이나 newspaper처럼 단어와 단어를 합친 합성어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름다움은 유전학적으로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창의성을 발휘해 탐구한다면 그 영역을 미학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시대를 앞서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핸드폰과 스마트폰 기능을 합친 '블랙베리'는 시대의 변화를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사라졌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를 무기 삼아 창의성과 혁신을 이뤄내기도 한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47개의 버전이 있었고, 피카소는 들라크루아의 《알제의 여인들》을 15점,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27점,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58점이나 그렸다.

 

창의성은 수많은 실패를 토대로 나오기도 한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인간의 뇌는 안전한 것을 놀라운 것으로 익숙한 것을 알 수 없는 것으로 대체하길 좋아한다. 그때 창의성도 극대화된다. 때문에 창의성과 혁신을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책에 올인하지 않도록 한다. 생산적인 창의성을 위해서는 실수, 연습, 반복을 통한 도전 또는 실패가 어쩌면 해결책에 가까워 기지도 한다.

때문에 실패와 도전을 장려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으며 익숙한 패턴에서 일탈의 기회를 자주 삼아야 한다. 오답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위험을 감수하라고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창조경제, 창의력 발달, 혁신. 단어 자체에만 구애받지 않고 어릴 때부터 내실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 주변의 모든 구역에 창조 씨앗을 뿌리고 골고루 자라나도록 아낌없이 물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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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우리그림책 53
서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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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비 오는 날, 맞벌이 가정이었던 나는 우산 없이 오는 비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누구라도 데리러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약간은 다크 했던 어린 시절을 이 그림책으로 치유했다.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때문이다.

 

 

문방구 앞 뽑기 기계에서 알록달록한 아름 뽑기 한 아이는 비가 오는 지도 모르고 열중이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비는 금세 쏴아하는 큰 줄기의 비가 되고, 우산이 없지만 아이는 걱정 없다 말한다. 왜냐하면 비 안 맞고 집에 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아이의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귀엽고 따스한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캡슐을 열어볼까 한다.

 

먹구름의 물기를 짜 우산 대신 쓰기도 하고, 벼락 맞은 나무를 뒤집어써보기도 하고, 좀 시끄럽긴 하지만 머리 위로 개구리 집을 빌려 써보기도 한다. 아이의 변화무쌍한 표정 변화와 익살스러운 몸짓, 행복과 실망을 반복하는 위기 탈출 시리즈를 즐길 수 있다.

잠깐 빌릴 수 있는 집은 무궁무진하다. 새집, 벌집, 거미집, 금붕어 집. 그중에서 단연 최고는 댕댕이네 집이다. 그러다 운 좋게 하마라도 만나면 위험부담이 있지만 조금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박스를 뒤집어쓰는 거다. 적당한 크기를 고른 후 쓰고 가다 보면 또 몇 분을 버틸 수 있다. 비가 점점 거세게 오기 시작한다. 박스도 눅눅해지고 또 다른 박스를 구하기도 어렵다.

앗!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사이. 보물처럼 품 안에 들고 있던 뽑기를 떨어뜨렸다. '악, 안돼!!! 내 캡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줍고 있는데 '어!' 빨간 공룡 캡슐이 큰 우산이 되어 주었다. '거봐, 내가 비 안 맞고 집에 갈 수 있다 그랬지?'.

알록달록한 색감과 몽실몽실한 그림체, 분홍 돼지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다. 비가 오는 날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유쾌한 상상력에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가정은 아이가 거의 혼자다. 외동으로 크는 아이들은 혼자 노는데 익숙하다. 그때마다 우울해하거나 기운 빠지지 않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그림 속 아이에게 투영되어 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동화되는 기분 좋은 바이러스는 힘들 때 꺼내보면 큰 위안이 될 것 같다. 통통 튀는 매력으로 단번에 시선을 잡아 끄는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전환점이 되는 책이다. 비를 피하는 방법을 통해 자외선을 피하는 방법, 월요일을 피하는 방법, 더위를 피하는 방법 등 재미있는 발상의 전환도 꽤 하는 고무적인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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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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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모두 다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진 존재들이 부대끼며 살아간다. 삶에 대한 본능과 욕망은 특히 자연계의 숙명과도 같다.

 

 

잔디의 세상에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때 되면 시원한 물도 주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면 친구들도 찾아온다. 여기저기 영양을 보충해줄 간식도 준비된다. 친구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잡초 혹은 풀이다. 잔디는 계절마다 찾아오는 애기똥풀, 토끼풀, 질경이, 망초, 개비름, 소루쟁이, 까마중, 방동사니 등 이름도 예쁜 친구들이 반갑다.

 

 

여기서 잔디의 또 다른 친구들을 소개한다. 그친구는 머리가 길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똑같은 길이로 이발도 해준다. 싫든 좋든 이발을 받아야 한다.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던 대상 수상작 《풀친구》는 골프장 잔디의 눈으로 본 세상을 그렸다. 잔디가 되어 본 골프장 생활은 때 되면 밥 주고 씻겨주고 단장시켜주는 편한 세상일 지도 모른다. 다양한 친구들이 찾아오지만 떠나가기도 하는 잔디의 생애 주기를 관찰하는 느낌이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헉'하는 소리가 낮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을 상징하는 민들레 홀씨는 잔혹하고 냉철한 세상에서 밝고 따스한 미래를 말하는 상징이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 자연의 순환을 말한다. 이리가 득실 되는 세상 실패와 좌절이 생기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시원한 색감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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