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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방민호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연인 심청》 제목이 품고 있는 스포일러 같지않은 스포일러는 표지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물에 빠진 여인의 치마자락 같기도 하고, 펄럭이는 옷고름 같기도한 아름다운 표지가 인상적인데요.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뒷 면과 이어지는 이미지였습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바치고, 깊은 바다 속 용궁에서 만난 용왕님이 심청을 연꽃에 태워 뭍으로 올려보내줬다는 이야기에 착안한 정말 세심하고 예쁜 표지! 의문의 그림은 물 속에 부표하는 '연꽃의 꽃잎 한떨기'였습니다.

소설 《연인 심청》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심청전'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님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원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는 말 처럼, 경제학자라고 해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떼돈 벌기 어렵고요. 국문학자라고 해서 자기 작품 집필 해 글쟁이로 먹고살기는 또 어려운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 분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고전 소설 중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고 해서 영화<마담뺑덕>을 잠깐 생각했는데, 막상 읽으려고 하니 '고려시대'였습니다. 불교에서 중요시 여기는 사상에 이 책 속에 집약되어 있다고 보면 되어요. 제목에서 감지 되듯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의 기본 뼈대는 같지만, 청이와 심봉사가 전생에 연인이였다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고려시대는 불교가 융성 했던 때라, 부처님을 상징하는 연꽃으로 청이의 이타심을 보여주고 있고요. 갖은 욕망(여색, 투전,노름,식탐)의 집약체인 심학규를 극진히 보살피는 심성은 '효(孝)'를 상징 합니다. 그리고 아비인 심청과 전생에 연인이였다는 설정은 '윤회 사상'을 보여준다고 느꼈습니다. 소설 《연인 심청》에서는 '윤상'이라는 현세의 연인이 새롭게 등장하는데요. 청이와 서로 마음을 나눈 정인이지만 결국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되면서 불교 세계로 귀속하는 비구니적 운명까지 살짝 엿보았답니다. (제 마음대로 해석 했네요)
고전체와 현대체가 자유롭게 어울려 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소설로 고전을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품을 수 있음에 놀랬어요.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과 거침 없는 필력에 매료되는 소설이였습니다.
아참참, 현재 총 상금 3000만원이 걸려 있는 《연인 심청》 독서감상문대회가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책도 읽고 상금도 타고! 일석이조 이벤트에 도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