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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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출신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를 좋아합니다. 직설적이고 신랄한 블랙유머로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이기도 하지만요. 섬찟한 그녀의 생김새와 함께 벨기에 국적에 프랑스식 유머가 가득하고, 일본에서 태어나 외교관 출신의 아버지와 함께 세계 곳곳을 다닌 노통브의 소설에는  독특함이 살아있습니다. 


<푸른 수염>은 17세기 작가'샤를 페로'에 의해 쓰여진 잔혹 동화입니다. 사를 페로는 15세기에 실존한 살인광 '질 드 레'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잔혹 동화는  푸른 수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영주는 계속 해서 젊은 여성들과 결혼한다는 설정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그 여성들이 생사는 비밀에 싸여있죠. 푸른 수염과 살기 위해서는 한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금기의 방'은 열어보지 말 것! 푸른 수염은 이번에 결혼한 아내에게도 먼 여행을 가기 전 열쇠 꾸러미를 들려 줍니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방에 들어갔던 아내는 예전 아내들의 시쳬들과 마추치게 됩니다. 자신의 고상한 취미(?)를 알아차린 부인을 죽이려고 하지만 처갓집 식구들의 도움으로 푸른 수염의 살인 게임에서 빠져나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멜리 노통브의 《푸른수염》에서도 푸른 수염의 뼈대만 가져와 현대적으로 재 해석 하였습니다. 이 모티브는 끊임 없이 영화와 드라마, 소설로 각색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어요. 판도라의 상자 처럼 금지 하는 모든 것을 깨트리는 '호기심'이라는 근원적인 물음. 얼마전 보았던 영화 <엑스 마키나>에서 '셀렙'에게 놓여진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생각 들었습니다.(지정된 카드로 열리는 방에만 출입이 허가 된 설정)

금싸라기 땅으로 유명한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피튀기는 썸타기!   에스파냐 귀족'돈 엘레미오'와 벨기에 시골 출신 당찬 아가씨 '사튀르닌'의 밀고 당기는 말장난은 이 책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자신만의 예술적이고 변태적인 '색 스펙트럼'을 완성 시키기 위해 파리 한복판에 가당치도 않게 싼 가격으로 세를 놓고. 그 미끼를 덥썩 물고 세 들어온 여성들은 '돈 엘레미오'의 먹잇감이 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파리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판타지적 상징이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호화로운 저택에 숙식 제공, 싼 월세, 암실만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는 파격조건, 여성만 가능이라는 조건에 흔들지지 않는 수 있을까요? 누구나 꿈꿔 온 판다지 세계는 허영과 욕망에 가득한 현대의 여성들을 비꼬는 듯 했습니다.

 

 

잔혹 동화가 현대로 오면서  돈 많은 에스파냐 귀족은 '할셀블라드(카메라)'를 가지고 암실의 저온 생성 잠금장치를 통해 변태스러운 취미 활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여덟명의 여성들은 들어가지 말아햘 암실에 들어가고, 동사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한 촬영이라니.. 그것도 한명에 여성에 단 한번의 사진만을 찍는다는 철칙! 아홉번째 희생양이 될 꺼라는 독자들의 예상을 뒤없고 '샤튀르닌' 은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처럼 하나하나씩 단서를 모으로 수수께끼를 풀어갑니다. 시종일관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돈 엘레미오'와의 대칙점에서 영리하게 자신의 목숨값을 톡톡히 벌고 있는 '샤튀르닌'는 7+2=9라는 정답을 완성함으로써 죽음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서양에서 노란색이 이토록 굉장한 색깔인지 처음 알았네요. 물론 동양에서도 노란색은 부의 상징으로  왕에게만 허용 되었던 색이지만요. 역설적이게도 노란색이 주는 밝음과 따뜻함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던 책입니다. 마치 클림튼의 「유디트」을 글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황금을 탐하는 자= 죽음 이라는 탐욕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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