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CD 박스 세트를 많이 구매했다. 알라딘 18주년 기념 할인 행사로 평소와 다른 할인율과 1만원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 덕택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박스 세트를 과감히 구입에 나섰다. 덩달아서 지출폭도 커졌다. 에고… 아내의 눈총을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

관심을 두고 있는 박스 세트에 대한 페이퍼를 앞서 남기기도 하였지만, 하이든 교향곡 전곡 (시대악기 녹음 최초 전집) [35CD], 오르간 음악의 500 년 [50CD], DG111 - 40 명의 전설적인 지휘자 [40CD], 베토벤 교향곡 전곡 [5CD](인터내셔널 절판반 단독 제작 판매 500장 넘버링 한정반), 헨델 에디션 [10CD For 2], 카를 슈리히트 에디션 2집 [10CD] 등 이들을 눈 앞에서 보고 있자니 행운을 만난 것 같이 흐뭇하다. 앞으로 한동안 물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음악이 흐르게 되리라는 생각에 더욱 흐뭇해진다.

올해 여름은 연일 폭염 경보가 이어질 정도로 무덥다. 어디 간들 시원한 여름나기가 가능할까. 여름 휴가를 맞아 여기저기 시원한 곳에서 빈둥거리면서 휴식을 취하고,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면서 지내기로 작정하였다. 이번에 구입한 한스 슈미트-이세르슈테트와 빈 필이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의 기사회생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그리고 며칠을 굶은 허기를 달래는 기분으로, 첫술에 배가 부르도록 단번에 최대 효용치를 만들고자 베토벤 교향곡 ˝합창˝을 고른다. 합창 교향곡이 주는 감동의 여운이 오래 남기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CD 플레이어에 CD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음악 소리가 나지 않는다. 가끔 CD 트랙을 찾지 못하는 오작동이 일어나기도 하더라. 그래서 ˝합창˝을 ˝운명˝으로 대신하는 응급조치를 취하였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FM 라디오의 소리는 잘 나오는데 말이다. CD 플레이어만 고장난 것 같다. 난감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CD로 음악을 들었는데 그게 언제였나 싶다. 그나저나 고쳐 써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 사야 하는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벌써부터 지친다.

아, 특별한 휴식은 커녕 휴가를 망치게 생겼다. 한치 앞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일이란 것이 이렇다. 속앓이 때문에 안팎으로 무지하게 뜨거운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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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6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6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6 0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날이 덥네요.. 무덥지만 CD플레이어의 고장을 딛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오거서 2017-08-06 10:10   좋아요 2 | URL
음향기기 고장이 무더위와 관련이 있는지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그래서 더위를 더 느끼게 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cyrus 2017-08-0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D플레이어 때문에 또 한번 사모님의 눈총을 받겠는데요... ^^;;

오거서 2017-08-06 16:49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처신이 쉽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