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감기로 고생하는 친구의 안부를 묻는 통화 중에 내일이 부활절임을 알게 된다. 매년 예수의 부활을 기념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올해 날짜를 몰랐다. 부활은 죽었다가 되살아 나는 것이다. 다시금 부활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내일은 세월호 3주기여서 내 나름으로 추모하는 의미을 되새기고자 어제는 진중한 느낌의 음악을 골라 놓았다. 평소에는 잘 감상하지 않는,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등을 골랐다. 올해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일이 부활절과 겹친다는 데서 묘한 느낌을 받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3 년 가까이 바다 속에 있었고 우여곡절을 겪고서 최근에 인양되었는데 그것이 혹시 부활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저 우연한 것일까.
수학여행에 나섰다가 불귀객이 되고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면서 더욱이 내 자식과 또래 나이여서 더욱 깊어지는 슬픔을 한동안 토해내었다. 아내는 요즘도 세월호 관련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마음 졸이면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국민의 슬픔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사회의 공분이 되어 있음을 이번 대통령 탄핵으로 확인하였다. 슬픔이 지속되어 심신이 오래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분노를 삭이며 인내하는 동안 이 땅에서 인권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로 가라앉았다 떠오른 것 같다. 무능한 정권이 무시한 국민 생명 수백과 함께 수장된 세월호의 인양은 국민 생명권이 부활하는 상징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세월호 3 주기를 맞지만, 아직 주검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가 구조의 손길을 뻗치지 못하여 바다 속에 남겨진 그들이 이제라도 하루빨리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기를! 불의가 지배한 나라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정의로운 세상에서 부활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불운하게도 이승을 일찍 떠났지만 세상 사람들한테서 부디 잊혀지지 않기를!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젊은이들을 추모하면서도 부활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심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