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응급실에선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황당무계한 일, 소름 끼치는 일, 비통한 일이 시시각각 펼쳐진다.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혹은 우리가 그런 위태로운 삶을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여기보다 거리낌 없이 보여 주는 곳은 없다.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약에 취하고 개에 물리고 불에 데고 뼈가 부러진 사람들 속에서, 응급실은 변함없이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바로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아침의 푸른 하늘이 오후의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응급실에 오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지붕의 홈통을 청소하다 발을 헛딛고 떨어져 등골이 부러진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갓돌에 걸려 넘어져 대형 트럭 밑에 깔린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나비를 쫓다 차에 쾅 하고 부딪힌 아이의 부모가 당신일 수 있다. 성분 표시 없는 샌드위치 속에 들어간 땅콩을 먹고는 목구멍에 튜브를 꽂고 폐로 공기를 주입받는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어느 일요일 오후,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탑승형 잔디 깎는 기계에 치어 한쪽 팔을 비닐봉지에 담아 와서 의사한테 도로 붙여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이 당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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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0-28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밑줄 그어주신 글이 맞다는 것을 제가 압니다. 응급실에서 2번 일을 했었는데 정말 나는 결코 응급실에 올 일이 없다는 것을 장담할 수 없어요. 오늘 남편이 그러는데 남편의 친구인 경찰이 있는데 건강하고 튼튼해 보였는데 내일 심장수술을 한데요. 갑작스럽게 가슴에 통증이 와서 응급실에 갔다가 암은 아니지만 비나인 투머를 발견해서 제거 수술을 한다네요. 이 세상이 정말 아름다워 미칠 지경이지만 그만큼 불안정한 것도 사실이에요. 좋은 인용글 감사해요.^^

오거서 2021-10-28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반가워요! 댓글도 반갑구요!!
라로님은 의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였을 것 테지요. 갑자기 긴급하게 아프지 않으면야 응급실 가는 일이 없지만 응급 상황이 예고없이 찾아오니까 정말 불안할 수 밖에 없지요.
남편 친구분이라도 놀라셨을 것 같아요. 주위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남 얘기 같지 않더라구요. 휴… ^^;

서니데이 2021-10-28 2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 인용해주신 내용에 동의합니다.
오거서님, 좋은 밤 되세요.^^

오거서 2021-10-29 23:0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오늘도 편안한 밤을 맞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