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역사멘토 최태성의 한국사 근현대편 - 꿈을 찾는 한국사
최태성 지음 / 들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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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첫 문장은 이렇다.

1897년 한가위.

역사에서 1897년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해이다. 구한말의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지만, 오래 전에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사건들을 망각에서 건져내서 재구성할 수 있도록 정확히 알고 싶었다. 토지의 책장을 넘기는 대신에 <역사 멘토 최태성의 한국사 근현대편>을 읽었다.

우리 근현대사는 1876년 개항부터 1910년까지 개항기, 국권 피탈 이후부터 1945년까지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 지금에 이르는 시기까지 현대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150년이 채 되지 않는 전현대사를 ‘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해석한다.

“각 시기마다 주어진 과제가 있었고 역사를 앞으로 밀고 나간 사람들은 그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개항기에는 신분제로부터의 해방이 과제였고, 일제 강점기는 식민지로부터의 해방, 광복 이후의 현대는 독재와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 그 시대의 과제였습니다.”

1864년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프랑스 신부의 도움을 받아 당시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던 유럽 정세를 이용하여 이이제이(以夷制夷) 하려는 흥선대원군의 시도는 무산되었다. 수구 세력인 정적들의 반대는 극렬하였다. 1866년 외세 척결을 내세워 천주교 탄압령이 내려지고 국내에 들어와 있던 프랑스 신부 9명과 천주교 신자 8천여 명을 절두산 성지에서 참살하였다. (병인박해.) 이로 말미암아 프랑스는 강화도에 쳐들어왔고, 외규장각에 보관된 의궤 등 문화재를 약탈하고 시설을 불태웠다. (병인양요)

1866년 제너럴셔먼 호가 평양에 들어와서 통상을 제의하였지만 평양감사는 단호히 거부하였다. 그러나 선원들이 마을에 상륙해서 민가를 습격하여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이에 조선 사람들이 격분하였고, 야간에 화공작전을 펼쳐서 제너럴셔먼 호는 전소되었고 선원 23명 모두 불타 죽었다. 1871년에 제너럴셔먼 호 사건의 책임과 통상 교섭을 명분으로 미국은 군함 2척을 보내서 강화도를 점령하였다. 어재연 장군을 중심으로 수많은 무명용사들이 미국 최정예 군대에 맞서 격렬하게 싸우다가 죽음을 맞았다. (신미양요)

“병인양요 때도 그렇고 신미양요에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무기가 열악하니까 애초부터 싸움 자체가 안 됐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 두 번의 양요를 막아냅니다. 청과 일본은 영국과 미국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열었지만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끝까지 막아냅니다. 물론 문호 개방이라는 세계 정세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무조건 막기만 하다가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세계사의 흐름에 뒤처졌을지언정, 외적의 침입에 맞서 싸우겠다는 일념, 그들의 정신, 그들의 마음만큼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진 게 아닐까요?
1871년 신미양요가 끝나자 전국 곳곳에 척화비斥和碑가 세워집니다. (중략) 흥선대원군은 척화비를 통해 통상 수교 거부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죠.”

역사의 결과에는 불가분의 원인이 있다. 개항이 불가피했던 역사적 사건의 원인은 통상 수교를 거부하는 보수 세력의 권력 유지와 권력 다툼 때문이었다. 집권 세력의 권력욕 때문에 역사의 현장에서 수많은 민초들이 억울한 죽음을 피하지 못했음을 다시금 되새김 하였다.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암울한 시대였던 구한말 역사를 알면 알수록 참기 힘든 울분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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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19 0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거서님 역쉬! 보석 같은 양서를 이렇게 찾아 주시다니 토지 1권의 첫 문단 [ 1897년의 한가위.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이 문단에 우리 민족의 고유 풍습과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몇번이고 또 읽고 있습니다 (실은 N년째 9권에서 멈춰버림)이책 옆에 두고 토지 1권부터 읽기 시작하면 한국 근현대사가 한 눈에 펼쳐질 것 같습니다. 2021년 토지 완독 목표를 세웠는데 벌써 7월 중순ㅜ.ㅜ 오거서님 무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세요 ^ㅅ^

붕붕툐툐 2021-07-19 0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책과 소설을 엮을 생각을 못했는데, 오거서님의 글과 스콧님의 댓글 읽으니 뭔가 뭉클하네요~~ 진짜 생각하면 열받은 일이 하나둘이 아닌데.. 지금 국력을 어떻게하면 기를 수 있을지가 저의 고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