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가.
모처럼만에 평일에 쉰다. 코로나-19 위기가 확산된 이후에 여행은 자제하기로 다짐하였으니 방콕으로 휴가를 떠나자. 쉬는 날이 되면 오전에 늦잠을 자고 오후에 뒹굴뒹굴 하면서 음악을 듣고 책도 읽고 개인시간을 보내는 일정을 예상했었다. 밀린 책읽기를 가속시키는 기대감을 가졌었다.
막상 아침에 평소처럼 출근 시간 전에 눈이 떠졌고, 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어제 제출한 연말정산 소득공제 신고서를 고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된 김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오전에 장을 보자고 했다. 마트가 한산한 것은 정말 좋은데 매번 복병처럼 숨었다가 홀리는 지름신이 나를 찾아왔다. 와인 코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건면 신제품을 홍보하는 아주머니를 외면하여야 하는데 정보를 귀동냥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점심 때를 넘기고 말았다. 장바구니가 작았기에 망정이지 (일부러 작은 베낭을 휴대하였다) 내키는 대로 담았다가 장바구니에 넣지 못하고 환불 요청할 뻔했다. 간신히 작은 베낭을 꽉 채웠다. 늦은 점심을 푸드코트에서 해결하였고, 숙제를 마쳤으니 북플도 하면서 여유를 찾았다. 이제 좀 휴가 같다.
보람찬 하루가 아직 반이 남아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책을 쭉쭉 읽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