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야기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
프랭크 애시 지음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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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애시 글. 그림 / 고정아 옮김

물은 빗방울이에요. 물은 이슬이에요. 물은 얼음이에요, 그리고 눈송이에요.
물은 하늘 높은 곳에 있고요. 물은 땅속 깊은 곳에도 있어요.
물은 조그만 냇물이 되었다가 흘러흘러 커다란 강물이 되지요.
물은 폭포예요, 물보라예요
물은 작은 연못이에요, 큰 호수예요
물속에서 고기들은 숨을 쉬고...... ......물을 먹고 꽃들은 자랍니다

물로 이루어진 빗방울, 이슬, 얼음과 눈송이 그리고 하늘 높은 곳에서 땅속 깊은 곳까지..
물의 순환과정이 간결한 시처럼 쓰여진 글이 인상적이에요
아주 밝은 색으로 알록달록 채색된 그림도 눈길을 끄는데.. 물이라 하면 푸른색이 먼저 떠오르던 터라 좀 이색적이네요

갑자기 눈이 내리고.. 날씨에 관련한 책을 찾아 볼까 했는데 날씨대신 물에 관련한 책읽기를 하게 되었어요
집에 있는 책중에 보림의 [물 이야기][물], 그리고 천둥거인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를 읽었는데.. 이중 [물 이야기]는 서술형의 설명글이란 느낌보다는 리듬이 있는 시를 읽는거 같았어요

규현이에게 책 내용중에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느냐 물었더니 어려워 그릴 수가 없다는군요
그래서 제가 대신 그려주기로 하고 고르라 했더니 물고기가 있는 그림을 골랐어요
그런데 그리고 보니 책 표지 그림이더군요 ㅋㅋ

크리스마스때 사촌형아가 유주랑 규현이 따로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선물해주었거든요
유주는 스케치북을 삼사일에 다 써버릴 만큼 헤프게 쓰는데 규현이는 자기 스케치북을 무척 아껴쓰고 뜯어내는걸 제일 질색이라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물이야기 그림도 꼼꼼하게 색칠해서 작품(?)으로 남기자 하고 시작했어요
 
유주도 함께 하자 했는데 갑자기 유주는 신데렐라와 왕자님을 그릴거라 하네요
배를 색칠하던 규현이가 색칠할 곳이 너무 많아 어렵다고 엄마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ㅠ.ㅠ
그래서 규현이가 색칠하는 동안 제가 위에 네모 칸을 여러 개 함께 칠해 주었어요

커다란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려 한다고 이야기도 하고
물고기 입에서 물방울이 나온다고 왜 그러느냐고 묻기도 하더군요
구성그림으로 색을 다양하게 쓰고 꼼꼼히 칠해야 모양이 나온다고 했더니..
초반엔 아주 성실히 하더라구요
절반쯤 마친 다음엔 "넘 힘들당~" 하며 벌렁 드러눕는 규현이
초콜렛 두 알을 먹였더니 실실 웃으며 열심히 색칠을 합니다
칸칸이 무지개같다며 어떤 칸에는 아예 무지개처럼 알록달록 여러 색깔을 넣어 색칠하기도 하고요

색칠하다 멈추다 뺀질뺀질 ㅋ 유주랑 좀 놀다가 색칠하고...
한~~참 오래 걸려 색칠을 완성했어요
꼼꼼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규현이가 모두 완성한 후엔 무척 뿌듯해라 하고 거북이가 멋지게 색칠되었다고 좋아했어요

물속에서 고기들이 숨을 쉬는 그림이에요
근래들어 규현군 가장 꼼꼼하게 그리고 가장 오래 걸려 색칠한 그림인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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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포로젝트 1권, 2권, 8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모두를 위한 인권 선언문 - 인권 똘레랑스 프로젝트 8
안드레이 우사체프 지음, 이경아 옮김, 타티야나 코르메르 그림 / 꼬마이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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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동차를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알아요?"
"차일피일이 뭐에요?" 
몇 밤 지나면 일곱 살이 되는 큰아이.. 
한참 알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때라 책을 읽다가 혹은 텔레비젼을 보다가 궁금한 것이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눈을 크게 뜨고 묻곤 한다
그럴 때, 잘 알고 있는 것은 아이의 눈을 마주하고 자신있게 일러줄 수 있지만.. 제대로 알지도 또 아예 모르지도 못하는 애매모호한 답에는 끝이 꼭 흐려지고 만다는 것!
만물박사도 아니고 백과사전도 아니지만 아이의 질문에 바른 답을 주고 싶은 게 엄마마음이다
처음에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을 보며 그런 느낌이었다
알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항목.. 
"인권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말하는거야"하고 일러주겠지만 아마 권리가 또 무엇이냐 묻겠지..

'인간이라면 인간으로서 권리가 있다' 라는 부제가 붙은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은 <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시리즈 중 8권으로서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어쩌면 주인공을 통해 보는 이 세상의 불공정한 단편일수도 있겠고 자칫 놓치기 쉬운 인권 보장에 관한 상황을 담아 사람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책을 지은 안드레이 우사체프는 기타를 들고 배낭여행을 하며 노래를 직접 만들어 부르는걸 즐기는 작가라고 한다
키도 별로 크지 않고 마른 남자, 그리고 재미있는 사람.. 직접 만난건 아니지만 그를 상상하며 그의 노래를 듣듯, 책을 재미나게 읽었다
단락마다에서는 그에 해당되는 인권선언문의 내용이 인용되었고..간결하면서도 소박한 그림이 실렸는데 잔잔하면서도 화사한 꽃그림이눈에 띈다

'커다란 도시'에 살고 있는 '작은이'는  이름처럼 몸이 아주 작아 사람들이 도무지 보지 못할 정도란다
그런 그의 직업은 정원사이고 그의 피부는 평범하지 않은 연한 초록색이다
어느날 그는 서재에서 [모두를 위한 인권선언문]이란 책을 발견해 읽었다
바로 이 이야기 책의 제목과 같은 책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권선언문에 대해 물었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그는 세상의 큰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게된 인권선언문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난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가치와 권리가 있다
누구나 지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광장에서 그는 평등에 대해 알려주고 공원에서는 존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가 일하는 직장에서 그는 다른 동료들과 근로자의 휴식에 관한 권리를 찾다가 감옥에까지 들어간다
그러나 그는 죄가 없는 사람들 감옥에 가둘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고 누구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풀려난다
남과 다른 외모때문에 감시받고 사회의 영향력있는 기득권자들의 이권때문에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에서도 작은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인권을 들어 타당하고 당당하게 맞선다

피부색과 국적이 무엇인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치적 견해, 종교, 출신 배경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다
부자인지, 가난한 사람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인권선언문에 나온 권리와 자유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50 책에서)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키나 성별, 민족, 피부, 직업, 문화가 모두 다르다
어떤 성별을 갖고 어떤 피부나 직업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람이기에 소중하고 사람이기에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존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작은이가 말하는 인권선언문의 내용이다
나도 중요하지만 너도 중요하다는 것,, 그 소중한 약속으로 맺어진 인권선언문!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가, 과연 잘 누리며 살고 있는가, 그리고 과연 잘 보호하고 존대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변한 것이 별로 없다고, 무슨 권리가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권리를 싸워서 손에 넣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 작은이의 말처럼 우리는 덩치만 큰 사람이 아니라 권리는 찾은 큰 사람이어야 한다는걸 일러준다

세상앞에서 작은 한 사람
그러나 우리는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종종 경험해보기도 한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가꾸는는 일을 성실히 하는 초록인간 작은이처럼 우리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스스로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까지 현명한 아이라면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 내 아이가 "인권이 뭐에요?" 하고 묻는다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시 읽을 것이다
인권선언문을 읽고 세상을 바꾸려 애쓴 '작은이'처럼 우리 아이도 실천하는 '작은이'가 되기를.. 
그리고 권리와 의무 모두를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는 큰사람으로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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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포로젝트 1권, 2권, 8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내 가족과 다른 가족들 - 가족 똘레랑스 프로젝트 2
베라 티멘칙 지음, 이경아 옮김, 스베틀라나 필립포바 그림 / 꼬마이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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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는 10세부터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세계 각 민족과 나라의 다채로운 문화에 대해 아이들이 자신이 접한 것과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개념을 알려주고, 깨우쳐 주면서 적대적인 태도를 갖지 않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러시아의 문학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기획한 시리즈이다.
이중에는 가족사, 문화마다 다른 풍습과 음식, 의류, 교육, 예절행동 등 다양한 문화와 사상등을 구성하고 있는데 [내 가족과 다른 가족들]은 그중 제 2권으로 가족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내 가족과 다른 가족들]은 젊은 인류학자 베라 티멘칙의 작품으로 공통점이 전혀 없는 두 소년과 그들의 가족이 만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친해져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날, 키릴은 새로 전학온 짝꿍 다우트에게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유명한 싸움꾼인 보브로프가 시비를 걸어 다우트와 싸움이 나고 키릴이 싸움을 말리면서 둘은 친구가 된다. 같은 아파트 다른 층에 살지만 두 가족은 전혀 다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 엄마, 그리고 형제가 많아 아홉 식구인 다우트와 다르게 키릴은 이혼한 엄마와 단촐하게 살고 있다

"아빠가 연기 학교는 누나가 갈 곳이 못 된다고 그러셨어. 거기 가면 다들 담배 피우고 술을 마시기 때문에 젊은 여자가 가면 안 된대. 누나는 엉엉 울면서 허락해 달라고 했어. 결국 온 가족이 모여서 가족회의를 열었는데 할아버지가 절대 안된다고 하셨지. 결국 누나는 간호학교에 들어갔어."
"누나 문제를 가족이 결정했단 말이야?"
다우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배우가 되는 걸 절대 허락해 주지 않으셨어. 그래서 엄마가 간호학교에 들어가라고 하셨어."
키릴은 금방 들은 이야기에 기분이 조금 상했어요. 레일라 누나가 너무 불쌍했어요 (p.24 책에서)

지금은 아빠에게 새 가족이 생겼어. 그래도 아빠와 나는 자주 만나. 그리고 모두 어울리며 지내. 그러니까 아빠와 엄마와 아빠의 새 가족과 말이야. 그래서인지 우리는 심심할 때가 거의 없어. 아빠는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아. 아빠와 결혼한 아줌마는 무척 예뻐. 우리 엄마하고도 무척 친하셔. 그런데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연구때문에 종종 말다툼을 하셔. 정말 재미있어"
다우트는 자신의 귀가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어요
"그럼 너희 엄마랑 아빠의 새 아내가 한 식탁에 앉아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야?"
키릴이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트렸어요
"그뿐인 줄 아냐? 아빠는 결혼해서 열 살이나 먹은 새 딸이 있어. 그 애는 알랴라고 해. 그리고 아들도 낳으셨지."  (p.29 책에서)

누나의 진로문제를 가족이 결정한다는 걸 이해하기 어려운 키릴, 그리고 이혼한 친구의 부모님을 이해하기 어려운 다우트
그 뿐만이 아니다. 키릴의 엄마는 재혼하지 않은 상태로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했는가 하면 이혼했어도 전남편이 재혼한 부인과 아이들까지 친하게 지낼 정도다
하지만 이 전혀 다른 가정의 가족들은 서로의 가족과 결혼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란 다우트와  또 여전히 가부장적인 다우트의 아빠도 키릴의 복잡한 가족관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버지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아버지는 절대 이해하지 못하실 거요"
"당신은 아버님을 잘 모르세요. 현명한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법이라고요."
(p.86  책에서) 

책의 마지막 다우트의 아빠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이다
아마도 이책과 똘레랑스 시리즈의 주제를 모두 담고 있지 않은가 싶다
한 사회 안에서도 복수의 문화가 공존하는 걸 인정하고 그렇게 복수로 공존하는 문화가 우열에 의해 열등하고 천대받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대로 이해받고 받아들여지는 관용의 개념을 깨닫게 하는 것 말이다
그리고 이책에서는 키릴과 다우트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 뿐만 아니라 모권제, 가부장제, 의형제와 정혼, 지찬금, 조혼, 가족 구성원의 역할, 근친상간과 유전병 등 가족이 구성되는 여러 방법과 그에 따른 세계 여러 나라의 다른 문화, 혹은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사상과 풍습을 설명하고 있어서 그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함께 이해하고 성장하는 두 아이와 두 가족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결혼을 보게 된다
가족에 대해서 그 의미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런 면에서 우리가 제 2의 다우트와 키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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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장난>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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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절망.. 단 한 글자의 차이지만 사람의 운명에 있어서 이 두 단어는 극과 극의 위치에 서 있다
희망이 절망으로 가는 몇 개월동안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못된 장난]을 읽고 내 주변을 지나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지나가는 학생들의 무리..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지나치다 혹여 그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에게 얼굴을 가린 채 절망을 주는 쪽?? 아니면 누군가로부터 절망을 받는 쪽?
독일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요즘 뉴스에서 종종 접해보는 씁쓸한 단어,, 왕따와 사이버스토킹을 소재로 한 것이라, 정말 남의 일 같지만 않은 스베트라나의 이야기는 부모로서 화도 나고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이 컸다

이 책의 주인공 스베트라나는 시베리아와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기차 안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출산을 도와준 여자들 이름, 스베트라나와 올가의 이름을 따 스베트라나 올가 아이트마토바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름이 지어진 것처럼 인생에는 자신이 직접 선택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말하는 열네 살의 소녀.. 스베트라나

우크라이나에서 독일로 이주한 엄마와 새아빠와 함께 살며 좋은 성적으로 실업계 학교에 다니던 스베트라나는 독일의 명문 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에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게 된 것이 넘 기쁘고 행복하다. 이는 소녀 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과 학교 선생님들의 기쁨이었고 희망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정신병원의 소아 청소년 정신과에 들어가 있다.  창살이 처진 병원의 병실에서 보호받는다는 것이 마음 놓일 정도라는 스베트라나.. 
그녀가 들려주는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에서 겪은 학교 생활은 바로 그녀가 선택할 수 없는 일들 중의 하나이자 그녀의 인생을 뒤바꾼 일이 되어 버렸다

스베트라나는 통학생이지만 김나지움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면서 지낸다
그런데,, 기숙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로 부모들로부터 버려졌다고 생각을 하고 서로에게 비밀이 없고 모든것이 공개된 곳에서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방법으로 부유함이나 누군가를 따돌리는걸 택하는데 주로 부모와 함께 살며 통학하는 학생들이 그 대상이 되버린다  
같은 반인 마르시아가 그녀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솔직하게 드러냈을 뿐.. 
친구들과의 간격은 마음만큼 가까워지지 못하고 오히려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다른 환경, 이방인이면서 가난해도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를 잘해 선생님들로부터 최고의 학생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따돌림의 원인이란걸 알게 되었지만 늘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택할 수 없었다. 
명품만 입는 아이들은 스베트라나의 옷차림을 비웃고 모욕감을 주지만 가난 또한 그녀가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직장에서 실직하고 김나지움의 남자 기숙사 청소일을 하게된 엄마, 그리고 엄마를 알게 된 남학생들은 그녀에게 모욕적인 말을 서슴치 않고 따돌림보다 더한 사이버 스토킹이란 못된 장난질을 시작한다
따돌림을 견뎌내려던 스베트라나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컴퓨터를 켜기 두려울 만큼 인터넷과 전화문자는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인터넷 까페에 올라온 합성사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올라오는 게시글, 누가 누구인지 모를 닉네임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댓글을 달고.. 글을 읽을 수만 있고 직접 글쓰기를 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는 입장에서 똑똑하고 강하던 스베트라나를 흔들리게 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매일같이 오는 여러 통의 굴욕적인 문자는 당당한 스베트라나의 자존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 선생님과 친구 라비에게조차 말하지 못하는 스베트라나..  책이지만 너무 안타깝다
이성과 도덕이 무너진 학교, 다른 사람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못하는 현실..
스베트라나는 허공의 인물이 아니라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에 부모인 나에게 내 아이를 어찌 가르칠까 하는 기우도 있었고, 혹여 내 아이가 스베트라나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173센티미터 키에 O형 혈액형,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스베트라나는 먹을 수도 잠을 자지도 못하면서 마르기 시작하고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쉬는 시간엔 아이들의 눈을 피해 화장실이나 도서관으로 숨어들 만큼 지친 스베트라나는 비싸고 좋은 옷을 입는다면 아이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옷과 화장품을 훔치기 시작한다
그것이 범죄란걸 알면서도 죄책감은 없다
훔친 물건을 학교 근처에 있는 헛간에 숨겨놓고 학교에 갈때 옷을 갈아 입던 차, 누군가가 찍은 동영상은 인터넷 까페에 오르고..
스베트라나의 사정을 알고 학교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청한 친구 라비의 기대와 다르게 스베트라나는 아이들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대신 자기의 도둑질을 말하고 학교를 나와 철로 위에 눕는다

아들이 기차에서 던져버린 책가방을 찾아 달려온 아슬란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구출된 스베트라나 
그는 ’알라신이 네가 살길 원했다’고 이야기한다
인생이란 ’앞으로’만 살 수있다고 말하는 비데만 선생님 말처럼 스베트라나는 이제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싶고 엄마가 만들어주는 특별한 음식과 세 식구가 함께 프랑스 남쪽 해안으로 여행을 갈 계획도 갖고 있다
절망 속에서 서 있던 스베트라나 앞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거 같아 다행이다
책 속의 인물이지만 그녀가 사는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픔보다 아름다운 사랑과 성공이 함께 하길 바랜다

스베트라나를 희생양 삼은 아이들..
스베트라나가 결국 죽음을 택할 동안 다른 아이들의 마음은 장난이었을까?
못된 장난을 넘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갈 범죄와 같은 치밀한 것이었는데 과연 김나지움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알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사춘기 시절의 소년 소녀들의 마음이 아니기에 또 우리 세대와는 다른 시절이기에 그 아이들의 입장이 되기는 어려웠고 오히려 스베트라나의 입장이 되어 안타깝게 본 소설이었다
만약 어른이 아닌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까? 
중학교에 들어갈 우리 조카에게 권해주고픈 책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좀 들어봐야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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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똥꼬에게 - 2008년 제14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33
박경효 글 그림 / 비룡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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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효 글. 그림 / 비룡소

또록또록 말을 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엄마 아빠를 즐겁게 하고 또 엄마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뽀뽀도 하고 생일날이면 케이크 촛불을 끈다며 입은 자기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숨쉬기를 하며 냄새를 구별해준다는 코나 세상의 모든 걸 볼 수 있다는 눈, 그리고 소리를 듣고 몸의 균형을 맞춘다며 귀도 자기 자랑을 하고요 
입은 이와 혀, 손과 발을 칭찬하면서 자신이 우리 몸의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때 어디선가 들려온 방귀 소리에 입과 코, 귀는 똥꼬가 더러운 똥이나 싸고 냄새나 풍긴다며 무시를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똥꼬가 사라졌어요
똥꼬가 없어졌다고 입은 기뻐했지만.. 곧 뱃속에서는 똥꼬를 못찾은 똥들이 분통을 터뜨려 난리가 나고 말았어요
먹은 음식이 소화되어 똥으로 변했지만 똥꼬가 없어서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하니 똥꼬가 뀐 방귀보다 몇 배나 독한 냄새가 입에서 새어 나오고 이내 입에선 모든 음식물들이 토해 나왔거든요
꿈 속의 일이었지만 입은 똥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비룡소 2008년 그림책부분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아이들도 엄마, 아빠도 즐겁게 하는 책이에요
마지막에 "나처럼 똥꼬도 깨끗하게 씻어줘! 똥꼬와 놀다 나한테 바로 오면 안 돼!!" 하면서 손에게 부탁하는 입과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피식 웃는 똥꼬가 정말 재미있지요^^
저희집에서도 대박 웃음을 준 책인데,, 저희동네 이웃들에게도 사랑받는 책이랍니다

우리 신체 부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일러주고 우리 몸의 소중함과 더불어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특이하면서도 큼직큼직하게 그려진 그림은 글의 내용을 고스란히 알게 해주고요.. 
재미난 문체로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눈, 코, 입들의 대화는 책읽기의 재미를 북돋워 줍니다
이제 막 누운 누군가의 똥이 흥흥 화를 내는거 같은 표지그림부터도 익살스러워요
박경효. 작가의 이름 세 글자가 강하게 기억남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신문에서 우리 몸에 해당하는 그림이나 사진을 오려 보았어요
신문을 뒤적여 커다란 얼굴을 찾으면 거기가 노다지입니다^^
눈, 코, 입, 눈썹, 귀.. 등 우리 얼굴에 있는 걸 찾아 붙이다가 손과 다리를 찾았는데..
유주는 몽땅 자기꺼에 붙인다고 하네요

신문에서 오린 코를 자기 코에 대보기도 하고 눈을 대보기도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짝짜기.. 부조화에 웃기도 하고요^^
책에서처럼 코랑 눈, 귀 등에 손과 발을 그려 보았어요
무척 새로운 걸 발견한 양 손이 영어 대문자 B 같다며 규현이는 호들갑이네요

유주는 계속 팔 다리를 그려주다가 한글을 쓴댔다가 영어와 숫자를 쓴댔다가.. 여백을 채워느라 딴청모드이고,
규현이에게 (규현이) 코와 눈, 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걸 적어보자 했어요

무얼 적느냐고 망설이는 규현이.. 제가 이것저것 예시를 들었더니 고개를 젓더라구요
그리고 하나 적고, 한~~참 생각하고 하나 적고 못하겠다 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다가 각각 두 개씩 적을거라 합니다


규현이 코가 싫어하는 것 - 방귀, 담배   좋아하는 것 - 사과냄새, 빵냄새 
규현이 눈이 싫어하는 것 - 똥, 개       좋아하는 것 - 폭포, 유주
규현이 귀가 싫어하는 것 - 규현이와 유주 우는 소리
규현이 귀가 좋아하는 것 - 폭포, 노래

입이 좋아하는 것은 돈가스와 소시지이고 싫어하는것은 버섯이라 하고요..
눈 위에 쓴 싫어하는 것이 마침 '똥개'라며 키드득 웃고 폭포가 두 번 겹친다며 "어쩌지?" 하네요
자기 스스로 우는 소리는 싫다 썼길래.. 엄마도 우는 소리는 싫다고 담에는 울지말자 했도만
"나도 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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