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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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폐물적인 시간의 찌꺼기 인생이 물씬 느껴지는 이 이야기를 보고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한 가족 개개인들의 일생을 노골적이고 다소 징글징글하게 진실적으로 담은 [고령화가족]. 제목이 지니는 의미처럼 한국의 사회는 이미 고령화사회의 경계선에 있다. 청년실업자들은 늘어나고 부모는 생활고를 위해 돈을 벌어 나이 든 아들, 딸을 먹여살리면서 노후준비는커녕, 하루하루가 빠듯한 사람들이 많다. 빈익부 부익부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걱정을 전혀 안하는 사람은 오히려 빠듯한 사람들의 세계가 이상스럽고 무관심할 뿐이다.  그들은 궁핍이 열심히 살지 않은 댓가라며 비난할른지도 모른다.(자기가 아무리 세습적인 부를 누리더라도 말이다.)자본주의의 발달은 돈을 무진장 잘 버는 소수의 부자와 나머지 궁핍한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 궁핍한 사람들이 평범하게는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진화 사회에서는 적은 노동으로도 최대한의 합리적인 생산을 이끌어낸다. 그러니 많은 사람은 필요하지 않다.

 언제나 다른 사람으로 바꿔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넘쳐나고 그 중에 몇명만이 제대로된 일자리를 얻게 된다. 그도 아니면 이것 저것 다 떼이는 불공평한 권리의 일자리로 만족할밖에. [고령화가족]에서 이런 복잡하고 어지러운 진상파악을 파헤치고자 한 흔적은 없다. 다만 젊은 날의 초상을 다 겪은 40,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의 향연이 벌어지는 곳이 이 책의 무대이긴 하다. 거기에 유일하게 싸가지 없고 개념이하인 10대 민경이가 나오는 게 옥의 티라면 옥의 T 일런지도.

 변태적이고 무식한 거구의 뚱뚱보 형, 영화를 찍었지만 말아먹어 포르노영화감독을 하고 있는 동생, 세네번의 갈아타기 결혼 경험이 있는 여동생, 그리고 그녀의 딸내미. 70세가 넘었어도 이 갈 곳 없는 네명을 24평 집안에는 심히 비좁지만 끌어안고 사는 엄마. 간단한 인물들 소개만으로도 이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음을 예감해주는 복작복작한 책.

 어두울 수도 있을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마지막엔 어처구니 없는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인생을 마라톤으로 생각하면 벌써 반이상을 달려온 그들의 삶이 결코 희망을 노래하고 있지는 않다. 젊은 시절의 행복과 소망은 소망대로,  나이든 자의 고독과 무력감과 피곤함은 또 그런대로 각자의 생활 리듬에 맞추어 개성적인 삶을 제각각 살아간다. 나이 먹은 자들의 권태감만이 이 책 모든 것을 설명하진 않는다. 젊을 때는 그때의 매력대로 사는 삶의 맛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듯이, 올드 피플 때는 또 그때의 매력대로 사는 삶의 깊이와 진득한 한이 있는 것이다.

 10대때, 20대가 되면 구속에서 자유로워지고 되고 싶은 모든 것이 되리라 꿈에 부풀어 있지만, 막상 20대에 접어들면 꿈은 대폭 축소되어 평범한 누구라도 바꿔치기할 수 있는 자리에서 청춘을 죽이며 허무해한다. 그리고 30대는 재정상으로 안정도 되고 멋진 이성을 만나 가정도 이루겠지.하는 꿈이라도 꾸며 만족해한다. 하지만 또 30대가 되면 별볼일 없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40, 50대쯤이면 아이를 놓고 아이가 장성하고 나도 좀 편안하게 살면서, 가끔은 여행도 다니면서 사리라 예상하지만, 때가 오면 내 팔자가 왜 이렇게 꼬이지.라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외의 삶이 있다면, 피 터지게 고생하거나 이상한 운명의 장난이 삶의 방향을 전혀 뜻밖의 곳으로 안내한 과정과 과정의 제법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각자 자신들은 지구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생각할때도 있을 것이다. 숨이 붙어 있는 순간에는 내 자신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둘러보고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가족에게 혐오감과 미움, 경멸감으로 똘똘 뭉친 감정을 지니지만 막상 가족들이 하나씩 없어지고 보니 허전해한다.  추억과 기억으로 메꾸어진 과거를 통한 현재의 그의 마음속에 비어있던 공란은 어렴풋이나마 '정과 의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랑이 메마르고 삶의 목적을 잃는 순간, 세상을 살아가는 맛을 잃는다. 허무감에 쌓여 하루하루를 방황하다 보면, 언젠가는 헤밍웨이가 그랬듯이 자신의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길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 너무 깊이 삶에 휩쓸리다보면 일찍 지쳐 모든것을 자포자기하게 된다. 그렇다고 삶을 가볍게 볼수만도 없다. 그 중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 때론 좋을 때도 있고 때론 나쁠 때도 있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사랑을 가슴에 담아 두고 있는 것이 살맛 나리라.

 내 자신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인생은 슬퍼진다. 모자란 것은 과한 것에서 메꾸고 과한 것은 모자란 것에 사랑을 베푼다면, 좀더 다수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고령화사회]는 개인과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점점 다가오는 21세기의 새로운 가정의 한 형태의 모습일 꺼라 예상되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의 가족사를 들춰내보면, 이보다 더 콩가루 집안도 있을 것이고, 이것과는 별세계의 모범적인 가정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콩가루라도 가정의 형태가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리 불행하다고만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서로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삭막한 세상에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가장 인간적이지 못한 것에서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인 것을 발견했다고 하면, 바로 이 책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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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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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개의 바큇살이 바퀴통에 모여 있으나,
 바큇통 복판이 비어 있어서 쓸모가 있고,
 찰흙을 이겨 옹기그릇을 만드나,
 그 한가운데가 비어 있어 쓸모가 있다.
 문과 창을 만들어 방을 만드나,
 안이 비어 있기 때문에 방으로 쓸모가 있다.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 노자의 도덕경 - 15p

 스푸마토(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색깔 사이의 윤곽을 명확히 구분지을 수 없도록 자연스럽게 옮아가도록 하는 명암법)와 논피니토 기법(초벌 그림의 미완성 부분을 아틀리에에서 완성하는 기법)을 예로 들어가며 비어있음이 얼마나 우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무언가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계발서같기도 하고 인문서, 혹은 심리학서 같기도 한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의 목적은 분석이 아니라 훌륭한 사례 제시를 통해 어떤 것이 더 우아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아함에 이르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여백, 비움, 생략을 통해서 완성품보다 더 고급스럽고 가치있는 완벽한 창조물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런 것들에 더해 구성 요소로써 대칭, 유혹, 지속성에 관한 여러가지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 우아한 아이디어이다.
 
 사례로 제시된 프랙털, 끈 이론, 항아리 두개로 만드는 냉각 시스템은 매우 흥미롭다.

 나일 강 수위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일주일 동안의 변화가 백 년 동안의 추이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영국 해안선의 전반적인 형태가 특정 부분의 불규칙한 모양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만델브로트는 단계별로 유사한 패턴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인공적으로 만든 다양한 도형에서는 물론, 자연 세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 낸 단어가 바로 '프랙털'이었다. 프랙털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fractus'에서 나온 것으로, '중단된' 혹은 '파괴된'이라는 뜻이다. 프랙털은 '자연의 지문'이라고도 불린다. -80p,81p 정리

 프랙털 연구를 바탕으로 이끌어낸 결과는 자연과 모든 현상은 불규칙한 모양의 규칙적인 패턴에 의해 만들어진 매우 신비한 세상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끈이론과도 연결될 수 있다.

 끈 이론은 진동이라는 가장 작은 단위를 바탕으로, 기존의 상호 모순적인 이론들을 하나로 묶어서 가장 작은 것부터 가장 거대한 것까지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는 통합 이론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 65p

 이 두가지 연구는 발상의 전환과도 연관이 깊다. 세상의 만물이 그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패턴이 있다고 해서 신비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끈이론을 통해서는 더 발전된 심오한 사상을 만날 수 있고 뇌영역의 움직임을 활발히 할수도 있다. 이런 준비 자세로 말미암아 새로운 시각으로 우아함에 도달하기가 한층 쉬워지며 발상의 전환이라는 제법 어려운 과목에도 접근하기가 수월해진다.

[그림예시1]
 
 

 

 

 

 

 

 

 



  

 

   - 17p   

[사진예시2] 

 

 [그림예시3] 





 
 -  153p


 다비드 상을 어떻게 조각했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대리석에서 다비드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다비드가 아닌 부분들을 깍아낸 것 밖에 없습니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쿠바 태생의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는 이렇게 썼다. "나의 작업은 작품 속에서 무거움을 없애는 것이었다. 나는 글을 가볍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169p

 이들 예술가들은 모두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만 창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조를 하면서 평범한 아이디어라 해도 깍고 다듬고 없앤 후 최고의 우아한 아이디어로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작업은 쉽지 않다. 왜냐? 250P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험 매슬로는 "망치 밖에 없는 사람에겐 세상이 온통 못으로만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개인과 집단의 차원에서 비합리적인 편견이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날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지닌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주제 전문가'라고 부른다. 하지만 전문 지식이 때로는 우아한 해결책을 가로막기도 한다. 주제 전문가들은 종종 객관적이지 못한 인식 모형을 만들어낸다. - 250p 본문 정리


 그렇다면 가장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무식한 사람이라는 말인가? 물론 아니다. 공유 공간 설계자인 벤은 이렇게 말한다 "사물들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우리들의 시도 중 가장 잘못된 점은, 우리가 합리적으로 여기는 것 대부분이 실제 관찰이 아니라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관찰을 한 뒤에 설계를 했더라면,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 필요조차 없었을 겁니다." - 255p 정리

 본문정리를 통해 의문점과 그에 대한 답을 해보았다. 여기서 관찰이라는 것이 사실, 쉬워보이지만 제법 귀찮고 어려운 일이다. 관찰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매우 유심히 살펴보아야 하므로 피곤함이 뒤따른다.

 동료인 왓슨 박사가 홈즈에게 범죄 현장에 도착하는 즉시 추리가 떠오르는지 물어보았을 때, 홈즈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도 확인하기 전에 추리를 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네. 사람들은 사실에 들어맞는 이론을 세우는 게 아니라, 이론에 맞게 사실을 고치는 나쁜 버릇이 있지." - 263p

 여기까지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책 속의 모든 내용은 끈이론으로 연결되어있다.     

끈이론 - 생략 - 대칭 - 유혹 - 지속성 - 발상의 전환 - 관찰 - 우아한 아이디어  

= 끈이론  
 

  끈이론으로써 우아한 아이디어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멈춰 서서 바라보고 적절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만큼, 그리고 곧바로 결론으로 뛰어드는 인간의 본성을 제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아한 해결책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키플링의 시 한편을 제시한다.
 
 
 내겐 성실한 하인 여섯 명이 있다네.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은 이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하인들의 이름은 무엇, 어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왜, 누구이다.
 나는 그들을 육지와 바다로 보냈고,
 동쪽과 서쪽으로 보냈다.
 하지만 모든 일을 마친 후,
 나는 모두에게 휴식을 주었다.
 
 - 루디야드 키플링의 시 '아기 코끼리' 중 -
 -273p


 책 속에 있는 내용들이 모두 사례이고 아이디어들이다보니, 읽고 난 후 뭔가 가득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물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가질 때 좀더 발상적인 참신한 아이디어. 즉, 우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지 알게 되어 뿌듯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계발서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든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최고의 법칙이라고 광고되어 있는 이 책이지만, 사실 실전에서는 많은 관찰이 필요할 듯하다. 책은 봄으로써만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실천이 바로 진정한 배움이다.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좀더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면 이 책은 그만큼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가치관을 바꾸는 데 일조한 것만큼만 해도 제법 가치가 있는 책으로 인정될 수 있을것이다.

 제일 뒤편에 프롤로그로 짜여진 각주 부분에는 본문 자료에 관한 참고자료와 함께 참고 사이트까지 나와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한층 재미를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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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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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세상.. 백지에 그림을 그리지만 언제나 깜쪽같이 사라지는 반복..   기분 나쁜 환상, 존재 모를 두려움과 어두움.. 공포와 우울을 유발하는 매일의 반복.  이 책의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이며 나라면 어떨지 상상해본 감상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생각을 열두번 정도 하게 만든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아예 암이라면 차라리 낫겠다고 말한 책속의 주인공은 여태까지의 '알츠하이머'라는 주제를 가지고 영화화되거나 출간된 책에서 나오는 인물과는 좀 다르다.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나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또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던 "노트북"의 인물보다 독자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온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전자의 이야기들의 알츠하이머를 걸린 주인공들이 '엄마', '아내', '연인'이었다면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에서의 주인공은 책에선 분명 하버드 교수이자 누군가의 아내이고 누군가의 엄마이지만 독자에겐 알츠하이머를 걸린 주인공에게 쉽게 자기 자신을 대입시키도록 만든다.

 

 

 즉 이 책의 주인공은 독자들 스스로가 되어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의 사건을 경험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 분명 책에선 앨리스라는 명확한 여주인공이 있을지라도 독자는 또다른 앨리스가 되어있다. 너무 가까이에서 두려움과 마주치자 사람들은 앨리스를 피한다. 혹시 나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진정한 위로를 하기 보단 피하고 싶은 생각만 드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는 나는 책속의 앨리스가 느끼는 감정이 무얼지 알것 같았다.

 

 

 

 앨리스는 자신의 증세가 심해지면서 남편에게 더더욱 정신적인 사랑을 갈구하지만 남편은 개인의 자유로움과 욕심을 위해서 자신이 정한 선을 넘지 않는다. 이로써 앨리스가 건강했을 때 남편과 완벽한 사랑이 유지된 것은 순전히 자유로움에 대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병이 악화될수록 열정적인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앨리스. 자식들 앞에서 PS1유전자를 물려준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 걱정하던 앨리스.(알츠하이머의 증세는 가임기가 지나고 돌연변이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진 후에야 나타난다.

PS1 돌연변이 유전자. -> 나는 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렇다면 이 유전자를 가진 것을 자신이 미리 알고 있다면 임신을 하지 않음으로써 병에 걸리지 않을수도 있었다. 여기에 관한 문제는 앨리스의 큰딸 애나의 이야기로 시각의 가치관과 선택적인 내용을 보여준다.) 그녀의 앞에서 자식들이 마치 앨리스가 앞에 없는 양 자존감을 무너뜨릴만한 이야기들을 하는 모습 때문에 모두가 상처받아야 하는 현실을 겪는 앨리스. 그럼에도 매일 증세는 더 악화되고 환영과 무력감, 무기력함, 혼란함이 계속되는 피곤한 앨리스. 이 모든 앨리스를 책을 통해 나는 겪어본다.    


 

 "대개는 누워서 걱정을 해요. 병이 심각하게 악화되리란 건 알지만 그때가 언제일지를 몰라서, 내일 아침에 잠이 깨면 내가 어디 있는지, 누구인지, 뭘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돼요. 비이성적이란 건 알지만 알츠하이머가 자는 동안에만 뇌세포를 죽이는 것 같아서 잠을 안 자고 감시하면 병이 악화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불안감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어요. 잠이 안 오면 걱정이 되기 시작되고 그 다음엔 걱정 때문에 잠에 못 드는 거죠. 그런 말을 하는 것으로도 지쳐요."  -164p

 

 
 앨리스의 말이다. 앨리스는 비교적 멀쩡했을 때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짜둔다. 5가지 질문을 블루베리에 저장해놓고 또는 그녀의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보이게 해놓고 답을 하지 못하면 자신이 정해놓은 지시상황을 그대로 따를 것. 그것이 그녀의 계획이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이 계획이 전적으로 어둡다고만도, 그렇다고 밝다고만도 느낄 수 없었다.

 앨리스, 다음 질문들에 답할 것.
 
 1. 지금은 몇 월인가?
 2. 어디에 살고 있는가?
 3. 연구실은 어디 있나?
 4. 애나의 생일은 언제인가?
 5. 자녀가 몇 명인가?


 

 위 질문들 중 하나라도 답할 수 없다면 컴퓨터의 '나비' 파일을 열어 즉각 거기 적힌 지시 사항에 따를 것.

 

 하지만 그녀는 이 5가지 내용을 뇌의 세포들이 한참 파괴되고 상황이 심각해져 있을 때도 비교적 잘 기억해낸다. 그러다 한순간 질문에 대한 답이 헷갈리기 시작하면서 지시 사항을 따르기 위해 행동한다. 여기서 반전은 그녀가 행동하는 도중에 단기기억 상실증처럼 자신의 무얼하려고 했는지 잃어버리는 것이다. 다름 아닌 침대위에서 약병을 손에 잡고 말이다. 왜 이걸 잡고 있는지 바로 몇분 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영화 한편이 연상되었다.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된 주인공의 이야기.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이 레너드 셸비라는 것과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은 존 G라는 것이 전부이다. 중요한 단서까지도 잊어버리는 그는 범인을 찾기 위해 메모와 사진, 자신의 몸에 문신까지 하며 정보들을 남겨둔다.

 

 

10분 뒤 그는 기억을 잃고 메모와 문신 사진으로 뒤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고 모든 기억들이 뒤엉키기 시작하면서 뒤죽박죽 되버리는 사건을 그린 영화 '메멘토'의 이야기이다. 


 

 
 기쁨, 슬픔, 행복, 미움, 증오, 두려움, 공포등..을 느끼되 왜 그 감정들을 느끼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울까. 해결방법도 없는 것일 때 찾아오는 절망감은 또 어떤 것일까. 본인이라도,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모두에게 힘든 일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실화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섬찟하게 묘사한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실제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추천받은 책이라고 한다.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치밀하고 세세하게 묘사했다는 것은 그들이 인정했다. 그러니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나 다름 없이 만들어진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 이미 그때, 그러니까 1년여 전부터 그녀의 머리 속에서 뉴런들이 질식해 죽어가고 있었다. 귀에서 멀지 않은 곳의 뉴런들이었지만 너무 조용한 죽음이었기에 그녀 자신에게조차 들리지 않았다. 부지불식간에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뉴런들이 스스로 파멸했을 수도 있다. 그것이 분자 살해였든 세포 자살이었든, 뉴런들은 죽기 전에 그녀에게 그런 상황에 대해 경고할 수가 없었다. - 
 


 = 이야기를 시작하며 도입부에 나온 이 문장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란다. 알츠하이머를 내 머릿속에 잠깐 만이라도 넣어두고  비록 간접일지라도 경험을 통해 그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들은 나일 수도 있고 가족일수도 있고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일수도, 아는 누군가일수도 있다. 이들이 느끼는 투명인간의 느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들의 존재를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내게 큰 시각의 전환점이 되었다.

 

 

 잘 알지 못했던 작가의 생소한 작품이라 처음에 책장을 넘기면서 기대를 하지 않았던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책장을 펴기 전엔 결코 속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과 비슷한 속담이 생각났다. 책장을 덮으면서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 책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무척 기대되지만 그녀가 끼친 기억력과 관련된 영향만 하더라도 큰 충격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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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설 - 과소비사회의 소비심리를 분석한 미래사회 전망 보고서
질 리포베츠키 지음, 정미애 옮김 / 알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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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공급, 빠른 수익성 요구, 강력한 판매 촉진 장치들은 문화 상품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이렇듯 문화 상품의 짧아진 수명이 정신문화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책은 점차 서점 진열대에서 초고속으로 유통되는 제품이 되었다. 파리에 있는 550개의 영화관 가운데 3분의 1이 매주 새로운 영화를 내건다. 1956년에는 영화 제작비의 50퍼센트를 영화 상영을 시작한 지 세달이 지나야 회수했다면 오늘날 실패작은 대부분 2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고 흥행작도 6주 또는 10주면 충분하다. .. 중략. 소비자본주의 제3단계에서 문화는 점점 투자 자본에 대한 분배의 책무가 따르는 금융 투자 상품과 다를 바 없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과잉 상품경제는 '문화의 다양성' 보호를 위한 끈질긴 노력에도 어쩔 수 없이 거의 모든 활동 분야에서 시장의 법칙에 따르게 되었으며, 미디어 자본주의는 점점 더 짧은 일회성 논리와 속도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97p
 

 저자는 현대의 소비자본주의에서 단계를 나누어 각 단계의 특징을 들어 설명한다. 크게 페니아, 디오니소스, 슈퍼맨, 네메시스, 호모 펠릭스라는 단어를 언급하여 각 단어들과 특징들을 연계시킨다. 또한 참고자료에서는 수많은 책들을 인용했는데, 종류가 소설에서 인문까지 무척 다양하다. 읽다보면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인용한 부분도 찾아볼 수 있다.

 

 

 [행복의 역설]. 과연 제목이 주는 아이러니는 어떠한 것인지 이 책에서 찾아보자.

 

 

 오늘날 사람들은 행복하냐고 묻는 물음에 유럽인들은 90프로정도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막대한 숫자앞에 저자는 의문점을 제시한다. 이것이 상대적인 지수일까. 아니면 절대적인 지수일까. 옛날의 전쟁통에 비하면 행복하고, 또 끼니도 떼우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의식주면에서 그 이상은 되니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사람이 행복해 보이냐는 물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조금 달라질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이 행복하냐는 물음에, 절반이상이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할듯 싶다. 이 문제는 한국의 출산율이 낮아진 것과도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지수가 높다면 아이를 낳아 기르는 수도 제법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한국사회의 복지나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자신 하나의 앞가림마저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아이를 갖지 않은 부부들은 시간여유면에선 아이를 가진 부부들보다 자유롭다. 그래서 그들은 개인의 자유를 각자의 여가나 다른 취미생활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삶을 누리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여기서 다시 행복의 역설을 깨닫게 된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안하는 것을 선택할수도 있으니까.   

 

 

 [행복의 역설]에는 현대의 사회를 과소비 사회라고 말한다. 필요이상으로 너무 많이 낭비하고 낭비를 부축이는 광고와 발전과 진보를 위해서 소비를 부축이는 국가. 국가와 광고업계와 소비자. 삼박자가 소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추다보니 자원은 정해져있는데 과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여기저기서 구멍이 나더니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한정된 자원. 이것은 언젠가는 끝을 말하는 것이다. 게다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는 자원. 누구는 과소비와 과풍족함을 누리고 누구는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사회가 되면서 빈부격차가 심해지게 되었다. 가지지 못한 자는 분노와 증오와 질투에 휩싸여 범죄를 일으키고 가진 자는 이 자들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더더욱 보안을 막강하게 설치한다.

 

 

 한 사회에 불평등이 만연했을 때는 가장 심한 불평등도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 우리는 어떤 것이든 그 자체에 욕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욕망을 느낀다. 제2법칙에서는 하나의 대상을 향해 욕망을 집중시키는데 이때 상대는 모델이자 경쟁자, 걸림돌이 된다. 제3법칙에서는 모방하는 사람과 모방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가까워지면 모방의 욕망은 날카로워지고 적대감도 커진다. 사람들 간에 차이가 크지 않을수록 서로 더 모방하고 더 강한 질투를 느끼고 부러움의 시선을 보낸다. - 366p

 
 '소유하지 못한' 자들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단지 재화와 서비스를 부족하게 소비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상품이 보여주는 행복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소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216p
 


 33p와 54p에는 이런 과소비자들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다. 


 대형상점은 광고를 통해 사람들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고 구매 행위를 하나의 즐거움으로 느끼게 하면서 소비를 삶의 양식과 현대적 행복의 상징으로 생각하도록 조장했다. 대형상점들이 구매 행위가 물질에 집착한다는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쇼핑, '아이쇼핑'은 시간을 보내는 하나의 방식이자 중류층의 생활양식이 되었다 - 33p

 
 타인으로부터 소외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바로 브랜드에 대한 강박증을 더욱 강화시킨다. -54p

 

 

 

 현재의 과소비사회의 광고업체는 어린 연령층을 위주로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을 가진 부모들은 부를 누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시대에서 남들처럼 먹고 살고 원하는 것을 구매하기 위하여 모두 직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바빠지면서 육아문제가다른 사람 손을 빌리게 되었고 전문 육아업체가 생기면서 아이들은 부모와 얼굴 보기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부모들은 제 아이들이 결핍되지 않게 하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교육에 자신들이 벌어들인 수입의 20%이상을 투자한다.  50%이상 투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집도 있다. 이렇게 교육열은 높아지지만 부모와 자식간에 감정이 메말라가고 낯설어지는 것에 대해 부모는 죄책감을 지니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사주고 싶기 때문에 구매선택권을 자식에게 부여한다. 여기서 아이는 '어린왕' 이 되고 과소비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양심을 팔아먹은 일부의 광고업체는 해로운 것을 구분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구매를 유발할때도 있다. 가령, 담배 같은 것은 비교적 젊거나 어린층에게 더 많이 광고를 노출시킨다고 한다. 그들에게 아이들은 잠재적 구매자가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1970년 보드리야르는 소비사회의 특징을 이와 같이 정의했다고 한다. "소비사회에는 '반성'과 자신에 대한 관점이 부재한다..., 오로지 진열장만 있어, 개인은 더 이상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수많은 상품/기호를 바라보는 일에 흠뻑 빠져 있을 뿐이다." -151p


 

 

 저자는 이에 대한 신소비자의 특징으로 대변한다. 그들은 과학과 미디어를 통해 얻은 다량의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신중히 따지고 검토해서 현명하게 판단한 뒤 구매한다. 즉 '지식'에 따라 구매 행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행복의 역설]의 특징은 항상 전제를 꺼내고 여러 사람들의 주장과 의견을 내세운 뒤 저자가 긍정과 반박을 함께 하고 있다. 즉 소비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살펴보면서 긍정적인 면도 살펴보고 이 시대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의 맥을 잡고 있다. 소비사회를 청산하기에는 미래의 사회에 대해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다. 그렇다고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체제로 가거나 역사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는 없다. 이미 소비사회가 진행되었는데 역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진열장은 상품들로 넘쳐나고 광고마다 환환 미소가 가득하며 태양이 쏟아지는 해변은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선남선녀들로 붐비고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까지 쾌락주의가 판친다. .. 모든 것이 관능미를 자랑하며 팔려나가고 지상낙원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음악에 맞춰 최고급 제품들이 선보인다. [이러한 낙원에서 행복은 신이고 소비는 신전이며 육체는 성경이다.] -  169p 
 


 저자는 이런 소비 사회의 행복에서 주는 역설을 따지는데, 이 시대의 행복은 소비되기도 하고 돈으로 가능하기도 하다. 

 

 

 쓸데없는 욕구를 창출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구매욕을 자극하고 행복을 상품과 동일시한다. 그래서 인간을 조작하고 규격화하고 바보로 만들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개인의 불만족을 양산하는 악랄한 덫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광고는 행복한 광경을 연출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궁핍을 경험하게 만든다. 광고의 지배 아래 페니아는 그야말로 극단으로 내몰린다. - 190-192p


 ㅡ> 이 페이지를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문제제기와 주장과 해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앞으로의 방법을 모색하고 생각해본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이 책은 제 가치를 톡톡히 한다.
 


 

 '구원'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소비와는 다른 열정과 취향을 발전시키는 장치들의 발명이나 개선에 있다. 다시 말해 소비 전염병을 악마처럼 취급하기보다는 사람들을 좀 더 다양한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람들이 상품을 통해서만 행복을 느끼지 않도록 이끌려면 일, 창작, 공적 활동처럼 완전히 다른 관심 분야나 욕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사람들이 소비의 일시적인 천국 밖에서 정체성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유형의 교육과 일을 개발해야 한다. - 417p

 

 

 

 구체적인 것을 생각해보는 것은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의 과제가 될것이다. 또 국가의 몫이기도 하지 않을까. 국민을 책임지는 동시에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개인으로는 벅차기 때문이다.

 

 

 물질적 쾌락과 실존적 절망감, 쾌락주의와 반디오니소스 사회, 직장 생활과 사생활의 완벽에 대한 집착과 감각의 기쁨, 사치와 낭비의 극적인 비교, 파괴적인 소비와 책임지는 소비.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시대에서 심리적이고 세밀하게 통찰해나가는 [행복의 역설]은 미래를 준비하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반성과 깨달음, 동시에 많은 도움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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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2010-06-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이 막힙니다. ^^ 전 50권 읽는 게 목푠데...

샤이란 2010-06-08 21:41   좋아요 0 | URL
^^ 저도 목표일뿐. 꾸준히 읽고 있답니다. 님도 목표 잘 이루시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