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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캐리비안의 해적이 코믹판타지라면, '해적의 시대'는 '리얼드라마'다. 작가 '마이클 클라이튼'이 이 작품을 남기고 죽었다는 게 무척이나 안타깝다. 책의 표지 접힌 면에 있는 재미나고 장난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사진을 보노라면 그가 더이상 작품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쥬라기공원',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를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지만, 작가에 대한 상식은 없었는데, 그가 바로 '마이클 클라이튼' 이라는 사실에 내심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됐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흥미를 느끼긴 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았었다. 그런데 몇장몇장 넘길수록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 처음부터 왠지 주인공일꺼란 생각이 강하게 들던 '헌터'는 역시나 주인공인셈이었다. 물론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해 모두가 주인공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풍기지만, 일단 모험 스토리라면 대표적인 주인공이 필요하다.
바람끼 강하고 장난스럽지만 험한 바다앞에서는 진지한 선장의 카리스마를 뽐내며 선원들을 이끄는 '헌터'는 영리한 머리와 남보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스페인의 보물을 찾으러 불가능한 시도를 시작한다. 헌터의 로빈후드처럼 사람을 잘 끌어모으는 매력 탓인지 목숨을 걸고 보물원정대가 되려는 인재들이 모이고, 그속에 남장을 한 '라쥐', 킬러이자 믿음이 가지 않는 '상송', '엔더스' ,'무어' , 화약을 잘 다루는 유대인 '돈 디에고'등을 대표적 인재를 모으게 된다.
그들의 중심으로 헌터는 제임스 앨먼 총독에게 지원을 받아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소문난 카살라가 점령한 '마탄세로스'로 향한다. 그러면서 전설의 괴물 '크라켄'을 만나기도 하고 용의 입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게다가 카살라에게 잡혔으나 상송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했다가 다시 스페인과 바다 위에서 해전를 벌이기도 한다. 마침 불어닥치는 태풍과 함께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들과 마주선 그들의 모험이 흥미진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작가의 탄탄한 표현력과 상식이 비롯된 내공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혼돈의 시대, 뺏는자와 뺏기는 자가 존재하던 때, 해적의 모습을 밝은 모습으로 그려낸 '해적의 시대'는 재미와 스펙타클한 흥분을 맛볼 수 있다. 두번째 재미는 조금만 기다리면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하는 것에서 영상미로 실컷 맛볼 수 있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