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Burst란
, 이온화 세기를 측정하는 이온화상자로 우주선(宇宙線)을 관찰할 때, 때때로 이온쌍이 갑자기 많이 발생하여 우주선의 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을 인간 역학 연구에 대입하여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개개인들과 전체를 살펴본 것이 이 책의 중점 내용이다.






  

 특이하게도 이 책의 구성에는 옛날 16세기 헝가리 십자군의 이야기와 현대의 여러가지 현상들 두 부분이 나뉘어져 있다. 역사의 저편에는 ’죄르지 세케이’라는 인물과 ’이슈트반 텔레그디’라는 두 인물이 중요하게 부각되는데, 그 이유는 ’세케이’라는 인물은 무작위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보편적인 인간 행동의 법칙에서 아웃사이더인 인간형이고, ’텔레그디’는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사항을 말미암아 바라바시는 텔레그디가 과학적 도움 없이도 미래를 예측했었기 때문에 지금 현대에서 과학적 도움과 통계, 여러가지 실험과 정보를 통해서라면 앞으로의 미래 예측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즉,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단지 더 중점으로 연구해야 할 대상은 바로 ’세케이’같은 아웃사이더 인간형이다. 세케이 같은 인간형은 그리 흔한 인간형이 아니며 빌게이츠, 아인슈타인 등도 마찬가지다. 본문에는 그런 대표적 인물로 ’하산 엘라이’가 등장하는데 그는 자신의 피부색과 잦은 여행 때문에서 공항에서 항상 테러범으로 오인되어 수색 당하는 인물이다.


 번번히 공항에서 잡히자 그는 자신이 가는 경로마다 사진을 찍어 개인 블로그에 간단한 메모를 곁들여 올린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전혀 기분 나빠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런 문제에 적응한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공개함으로써 수상함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사진이나 글을 올린 기간이 매일 일정했던 게 아니라 어느 시기에 몰려 한꺼번에 올린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특성을 폭발성의 행동 패턴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에 엘라히는 거짓말 탐지 조사를 하고 다시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연구는 끝나지 않았다.


 이런식의 폭발성 행동 패턴 또한 일정한 규칙을 지닌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던져 6이 아닌 다른 숫자만 나올 확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6이라는 숫자는 일정한 간격에 따라 계속 나올 수 있으며 이런 무작위적 현상 위의 일정한 규칙속에서 멱함수 법칙을 발견한다.


 나아가 앨버트로스의 움직임, 조지아는 어디에?라는 도장이 찍힌 돈의 추적, 아인슈타인이 연구했던 원자들의 궤적을 그린 여러 실험들이 멱함수 법칙과 레비 비행을 묘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레비 비행과 멱함수 법칙의 차이는 사과 맛과 사과의 관계와 같다’ - 277p
에서 저자는 설명한다. 마구잡이로 걸을 때 각각의 점프마다 대체로 비슷한 거리로 이동한다면 그것이 바로 규칙적 마구잡이 걷기다. 아인슈타인이 연구했던 원자들의 궤적이 그런 부류였고, 좀더 혼란스러운 형태의 마구잡이 걷기는 브로그만이 관찰했던 지폐들의 움직임이다. 이런 경우는 특수하기 때문에 레비 비행이라는 별도의 이름까지 주어졌다. 따라서, 레비 비행은 마구잡이 걷기의 특수한 한 종류이고, 멱함수 법칙은 레비 비행을 여타 평범한 마구잡이 걷기와 구별 지어주는 특징이다. -277p 참조


 저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행했던 사스나 인플루엔자 같이 신종 바이러스가 어디를 근원지로 두고 각자 지역으로 전염되는지 경로를 궁금해했다. 이를 알아야 전염병을 막는 데 사실 그에 대한 자료가 미흡했다. 만일 이 상태로 약도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병에 오염시킬 것은 어렵지 않은 예상이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간 역학 연구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역사의 인물들, 수학, 물리적 형태, 여러가지 상황, 동물실험, 인간실험 등 다양한 통계와 정보들이 쉽게 읽히지만은 않고 오히려 해답보다는 더 생각할 꺼리를 가져다주지만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귀를 팔에 이식한 예술가 이야기는 섬찟하기도 하다. 각자의 이야기들은 모아져 전체의 주제로 귀결되는 자료로 정리된다.  
 

 지금까진 수집된 데이터와 자료들이 폰 마케팅처럼 상업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쓰이고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저자의 목적은 더 다양한 곳에 있다.


 사실 달나라에 가서 분화구에 ’푸아송’이라는 과학자들의 이름을 새기기도 하고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의 곳곳을 관찰하지만 일기예보는 지금도 그리 정확하지 않다. 일주일 뒤의 날씨라면 거의 동전 던지기의 확률처럼 찍어 맞추기라 무용지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조지오웰의 ’1984’에서 등장하는 ’빅브라더’의 감시하에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 세상이라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인간의 행동 패턴의 지도를 완성하는 날에는 빅브라더보다 더 겁이 날지도 모른다. 이것이 과학의 양면이랄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지금같이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 전염병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도의 정보라면 선을 두고 용인해야 하는 부분이 생길 듯하다. 그것이 앞으로 고찰해야할 가장 어려운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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