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A-yo
조윤범 지음, MBC라디오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 제작팀 원작 / 삼호ETM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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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고 어려울 것만 같았던 클래식. 그런데 그런 생각은 엄청난 편견이자 착각이었음을 알게 해주네요. 거리감이 느껴지던 클래식의 벽을 깨뜨려주는 책!! 덕분에 친근함이 새록새록 자라는 중입니다.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즐거움으로, 알면 알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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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들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상대에 대해, 혹은 자신에 대해.


그중에는
왜 그랬을까 하며 후회를 몰고 오는 기억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참 좋았던 기억들도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갔을 일들이
자신에게는 그립고 소중하게 여겨지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문득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었다.
되게 소소하지만, 일상에서는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소소함 조차도 때론 갖기 어려울 때가 있더라.
그래서인지 기억 하나만으로도 작은 위로를 건네받았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한 기억이 있어서.
그리고 그러한 기억을 잊지 않고 떠오르는 그 자체도 새삼 고맙게 다가왔다.
우리의 머리는 가끔 이렇게 몸속 어딘가에 떠돌고 있던 기억을 소환해 마음을 다독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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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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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쳐. 어디까지나 이야기는 소설 속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호수-다른 사람>를 읽으며 화자인 진영에게 그렇게 외칠 수밖에 없었다. 점점 조여 오는 긴장감과 마치 몸 전체를 휘감듯 엄습해오는 불안감, 소설은 어쩐지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화자의 친구 민영은 호숫가에서 쓰러져 발견되었고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그리고 민영의 남자 친구는 호수에서 뭔가를 발견했다며 진영에게 그곳으로 와달라고 말한다. 그런데 진영은 왠지 모르게 그가 불편하고 어딘가 의심스럽다. 남들의 눈에 그는 민영을 잘 챙기는 멋진 남자친구일지 모르겠으나 진영에게는 그렇게 안 보였던 것, 주위 사람은 민영을 부러워했지만 진영은 정작 민영이 별로 웃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사건 전날, 민영은 무섭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혹은 누가) 무서웠던 것일까. 이것은 분명하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누가 민영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는 가운데 진영은 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런데 이야기는 오로지 화자의 시선과 생각으로 서술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어쩌면 독자는 편견에 빠지거나, 괜한 생각으로 상대를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화자에게 도망치라고, 그 사람에게서 멀어지라고 하고 싶다. 그가 범인이 아닐지라도 그가 보여준 행동이나 질문의 내용만 봐도 그는 여전히 위험하게 느껴지고 전혀 신뢰감이 가지 않는 남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단편들은 하나같이 어딘지 모르게 불안감을 자아내고 불편함 혹은 기이함, 긴장감을 내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 보니 등장인물들은 상황이 더 안 좋아지기 전에 그만두어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제대로 된 판단보다는 그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목표 삼아 나아갈 뿐이다. 

 


  <니꼴라 유치원-귀한 사람>을 들여다보자. 니꼴라 유치원은 졸업하면 출세한다는 소문이 난 곳이다. 지난 이 년 동안 화자의 아들은 선착순 정원 모집에서 모두 떨어졌기에 화자에게는 그곳의 입학이 너무 간절하기만 하다. 그리고 드디어 입학 서류에 서명하게 되면서 화자는 아들은 물론 자신까지 귀한 사람이 되리라 행복해하며 이야기는 마무리 짓는다. 자신의 아이에게만큼은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잘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그 마음 때문에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린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원장에 대한 괴소문, 유치원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들, 그리고 원장실 문을 쾅쾅 두드리고 나타난 여자 등등. 분명 미심쩍은 요소들이 계속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아이가 니꼴라 유치원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따름이다.

 


  <당신을 닮은 노래>에서 화자의 엄마는 백화점의 문화센터에서 가곡 강습을 받는 중이다. 어느새 엄마에게 노래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게 되었고, 강사의 칭찬과 지적도 엄마를 좌우하는 한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사정이 생겨 백화점 문이 닫혔고 수업은 휴강되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무조건 강사를 만나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를 원한다. 오늘은 목소리가 잘 나오는 날이라 마치 그날이 아니면 안 된다는 듯이. 누군가의 칭찬이 뭐가 중요하겠느냐마는, 엄마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사람은 누구나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가까워지지 않는 한 무엇이든 좀처럼 멈추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래서 <방>도 무척 안타까웠다. 수연과 재인은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폭발한 도시를 정비하는 일에 지원한다. 건강은 나빠지고 몸에 이상이 왔지만 그들은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도시를 빠져나오는 대신 돈을 모으기 위해 폐허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좀 더 일을 하기로 결정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조금만 더 버티고자 했던 일. 그러나 결말은 바람과 달리 흐른다.

 

 


나머지 단편들은 때로는 불안하고, 때로는 기괴한 상황 속에서 ‘관계’라는 점이 더욱 부각된 것 같다.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상대방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하는가. 이것은 우리들도 늘 고민하는 문제다.
형이 자신을 버리고 떠날까봐 불안한 기채 <눈사람>.
굴 말리크와 타니 칸, 그리고 그와 그녀. 두 연인의 이야기 <굴 말리크가 기억하는 것>.
예연의 하숙집, 누군가 한 명이 이 집에서 나가줘야 한다고 했을 때 희진이 아닌 자신을 선택해주길 바라는 수지 <벌레들>.

 

물건들이 버려지는 이유는 더는 쓸모가 없어서다. 아니면 해가 되거나.
나는 형이 나를 버리고 떠날까봐 불안했다. 내가 조금 더 가치 있는 존재가 되면 형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형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한심하고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p.202, <눈사람>중에서)

 

나는 그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남들이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늘 신경이 쓰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실망하거나,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 빈약하고 허름한 트랙에서조차 떨어져나갈 것 같은 불안이 밀려왔다. 그러나 나는 이런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불안은 순식간에 번지는 곰팡이와 같아서 쉽게 눈에 띄었고, 그러면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웠다. (p.88, <괜찮은 사람>중에서)

 


  그래서 <괜찮은 사람>에서의 나(민주)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서 몸이 안 좋았음에도 그 집에 가보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도 그에게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렇다면 그는 어떤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봐도 좋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계단에서 그가 그녀를 밀친 것은 분명 정전으로 인해 앞이 안 보인 실수였기에 납득이 된다. 그렇다고 아픈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웃어넘기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이것만으로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를 걱정해주고 배려해주는 태도 등 여러 가지를 보았을 때 그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아도 될까. 그런데 이건 또 묘하게 어딘가 껄끄럽다는 거다. 조수석 서랍의 알 수없는 상자들, 창문과 시트 사이의 골판지, 고장 난 내비게이션, 폐업한 지 오래된 도축장에서 고기 썩는 냄새를 풍기며 수레를 끌고 다가오는 남자. 이런 것들에 대해 화자는 남자에게 질문하지만 남자는 분명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니 대답을 들었어도 명쾌해지는 것은 없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엉덩이는 아프고, 날씨는 흐리고, 도축장 때문에 좋지 않은 냄새에 화자는 잔뜩 예민해져 있다. 거기에 하나 마나 한 남자의 대답은 여자의 신경을 더욱 긁는다. 그쯤에서 그만 돌아갔으면 좋았겠지만, 여자는 끝까지 그 집에 가보겠다 말한다. 이상한 일의 연속이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찾아오지만 화자는 멈추지 않는다. 뭔가 석연치 않은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어쩐지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는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디 그녀뿐이겠는가. 현실에서의 우리도 가끔은 멈추기보다 끝까지 가는 것을 선택한다. 그다음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그게 최선이라고 믿을 뿐이다.

 

그를 아무리 지켜보아도 답을 구할 수 없었듯, 이번에도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그럼에도 나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것이 늘 나의 최선이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만으로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p.106, <괜찮은 사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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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무 친구 이야기
 강경선 글/그림 

 

주인공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었던 나무,
나무는 언제나 그곳, 그 자리에서 모든 걸 함께하는 친구였다.
어린 시절 나무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시골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데
덩달아 소중하고 고마운 기분이 한가득 드는 그런 그림책이다.

 

 

나에겐 친구가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여기에 있었대.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부터

 

 

 햇볕 쨍쨍 무더운 날에는
여기 나무 그늘이 제일 좋아.
구름을 좇다가 새를 좇다가
반짝이는 햇살에 눈을 감으면
어느새 졸음이 솔솔.

 

 

 

 

 

 

 

 

 

 

 

 

2. 나무 도둑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고요하고 평화로운 숲이 술렁술렁,
밤사이 나무들이 여기저기 잘려나갔고, 이를 발견한 숲 속 친구들은
누군가 나무를 훔쳐 간 거라고 생각한다.
나무 도둑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하는데...


귀여운 그림체라 보는 것만으로도 동글동글해지는 기분이다.
동물 친구들이 힘을 합쳐 도둑을 찾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나무 도둑이 잡힌 후 이어지는 결말은 마음 훈훈해지게 만든다는 거.
여러 가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면서 교훈까지 챙기는 그림책이다.

 

 

 

 

 

 

 

 

 

 

 

 

 

 

 

 

3. 잭과 못된 나무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잭과 콩나무>를 패러디한 그림책.
<잭과 못된 나무>라니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에서 잭은 과학자로 나오는데 그는 채소가 빨리 자라게 하는 약을 발명하는 중이다.
실험이 성공하는데 문제는 나무가 지붕을 뚫고 지구 밖까지 나가게 된다는 점.
과연 이 못된 나무를 어떻게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알록달록한 그림의 색감이 인상적이다.

 

 

 

 

 

 

 

 

 

 

 

 

 

 

 

 

 

 4. 나무처럼
이현주 글/그림 

 

 

아파트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이사를 오게 된다.
일층은 피아노 교습소다. 나무의 키는 점점 2층, 3층, 3층, 4층, 5층에 다다르게 되고,
그러면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나무를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 둘 다
그려져 있어 시선의 재미를 더했다.
나무의 성장과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는데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온다. 밤이 지나면 다시 해가 뜬다.
이 책은 나무의 성장담이자, 우리 인생도 그와 닮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5. 나무를 그리는 사람
프레데릭 망소 글/그림

 

프랑시스 아저씨는 매일 아침 종이와 연필을 들고 숲으로 간다.
아내는 "빵 사 오는 거 잊지 말아요!"라고 당부하지만
프랑시스 아저씨의 관심은 온통 나무뿐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나무들.
하늘 위로 쭉쭉 뻗은 가지들.
작가는 페이지 한가득 숲 속 나무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그림인데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우와-하고 감탄하게 되는데
단순히 나무에 관한 그림이 아니라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숲이
인간에 의해 망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자연스레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어쨌든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숲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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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반짝거린다.

파랑과 초록색 사이에서

덩달아 마음도 자꾸만 설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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