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에는 아이들끼리 서로 아느냐 모르느냐가 별 상관없었던 것 같다.

함께 놀기 위해 모이면 그냥 그걸로 다 통했다고나 할까.

넌 모르니까 안돼, 안 친하니까 안 돼. 한마디로 이런 게 없었다.

딱히 텃세 부리는 아이도 없었고, 아이들끼리 금방 금방 의견 일치가 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 가끔가다가 정말 성격 모난 애는 어느 동네나 한두 명 있긴 했다.

자기 말대로 안 되면 꼬집고 때리고 그러면서 지가 먼저 울음 터트리고,

그 부모는 자기 자식 감싸느라 남의 집 애한테 따져든다.

문제는 자기 자식한테 있는 건데 말이다.

 

 

어쨌든!!

내가 어렸을 적에는 "놀자!"라고 하면 아이들은 "그래!"하고 대답했다.
무리 중에 나이가 한두 살 더 많은 언니나 오빠가 있으면

자연스레 리더가 되어 편을 나누어 주었다.

가위바위보로 누가 먼저 술래를 할 거냐 정하면,

그때부터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우리의 머릿속에 있던 온갖 놀이를 다 했던 것 같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 시절에는 다 재미있었다.

놀이라는 건 그냥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다함께,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흔한 장소도 새롭게 재탄생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와글와글 신나는 놀이터>라는 책이 더욱 즐겁게 느껴졌다.

보고만 있어도 신나는 기분이다!!

 

 

 

 

이 책은 글씨 없는 그림책이다.

다양한 놀이 장소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왼쪽에 나와있는 그림이 어디에 있나 숨은그림찾기를 해봐도 좋다.

그중 택한 장면이 바로 '우리는 모험을 한다'는 이 장면! 

캬~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단어, 모험!!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비밀공간, 아지트, 보물찾기, 요새, 탐험, 모험...이런 단어들.  

뭔가 자신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고, 특별해지는 기분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놀이가 된다.

 

어렸을 적에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나무 위에 집 만들기였다.

그런데 이런 건 우리나라에서는 참 드문 거 같다.

가끔 미드나 외국 영화에서나 한 장면씩 나올까 말까 한다.

그림책으로나마 대리 만족 중.

 

톱질하는 아이 표정 좀 보라. 자신감 가득이다.

물론 현실적으로야 도끼질, 톱질이 위험하고, 서툴러서 어른과 함께 해야겠지만

어쨌든 이런 것도 참 좋다 싶다.

어른이 다 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무언가 만들어나간다는 것 말이다.

 

뗏목 타는 것. 아이들에게는 노를 젓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또는 물 위에 배 띄우기.

종이배라도 괜찮다.

 

사실 주변에 널려 있는 것들이 다 놀이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굴러다니는 돌도 다시 보게 된다.

 

이 그림책이 더욱 신나는 건, 아이들이 참 자유롭게 여기저기서 즐긴다는 점이다.

높은 나무 위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비탈진 경사는 훌륭한 미끄럼틀이 된다.

심지어 멍멍이도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있다.

개인적으로 박스를 추천한다. 

재미있게 노는 건 좋은데 옷에 흙을 안 묻히고 재미있게 노는 걸 더 선호한다.

게다가 박스타고 내려오면 속도감도 즐길 수 있고 엄마에게 혼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줄 하나 매달았을 뿐인데...

이렇게도 놀고 저렇게도 놀고, 아이들은 아이디어가 참 많다.

 

가면을 쓰고 친구들을 놀래켜주려던 것일까.

표정은 나름 놀란 것 같다.

 

오두막 텐트. 옷으로 주변을 감쌀 생각을 하다니 굿 아이디어다.

 

<와글 와글 신나는 놀이터>

덩달아 이런 놀이도 하고 저런 놀이도 해본 것 같아 꽤 만족스러운 책!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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