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신선한 공기와 상쾌한 바람, 사락거리는 나뭇잎과 푹신한 흙길이 펼쳐진 숲.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소란스러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조급함이 희미하게 옅어지는 기분이다.
이처럼 자연은 묘하게도 아주 잠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주말엔 숲으로』. 무채색의 단순한 그림체지만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역시 마스다 미리라는 생각이 든다. 숲으로 들어갈수록 초록색이 점점 짙어지듯, 어느새 이야기의 매력에 푹 빠지며 ‘맞아, 맞아. 그렇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하야카와의 목소리가 조곤조곤, 페이지 너머로 들려올 것만 같다.


이 책의 등장인물 하야카와는 자동차 주차 공간 때문에 시골로 이사하게 된 프리랜서 번역가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이 되면 그녀를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두 명의 친한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출판사에서 경리로 일하는 마유미와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세스코다.
나무와 꽃, 계절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열매와 산나물, 저마다 다른 새의 울음소리 등등. 이렇게 하야카와는 친구들에게 숲이 가진 얼굴들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들려준다. 어쩐지 나 자신도 덩달아 그곳에 같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즐거워진다.
한편 마유미와 세스코는 도시의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한다. 그럴 때마다 숲에서 했던 하야카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고민을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인상 깊게 남았다.


“똑바로 나갈 것인지
작게 회전하며 빠져나갈 것인지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호수에서 카약을 타며 마유미에게 했던 말)


“우리들은 달의 뒷면을 모르는 거지.
그건 또 그대로 좋을지도.
달은 달이니까.”
(가을날, 달을 바라보며 세스코에게 했던 말)


마유미는 회사가 바다보다 좁고 작은 곳이니 직진용의 긴 배로 가려고 하지 말고 작게 회전하면서 빠져나가자며 자신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리고 세스코는 달의 뒷면처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작은 비밀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싫었던 상황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완화시킨다.


숲은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자연의 섭리는 인간의 삶에 작은 지혜가 되어 어려움을 버틸 수 있고 이겨내는 힘을 주는 것 같다. 하야카와는 나뭇가지 끝에 연두색 싹이 돋는 걸 보며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아”라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나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느덧 갈색 나무에 여린 연두색 잎이 고개를 내밀었을 때, 그리고 점점 자라나고 단단해져 가는 것을 지켜볼 때면 새삼 참 신기하고 경이로운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더불어 씩씩하게 자라는 그 모습에 응원하게 되고 반대로 위로와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래 나도 한번 힘내봐야지. 이렇게 말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애쓰고 있다.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숲. 말하다 보니 숲이 몹시 그리운 느낌이다. 나도 조만간 숲으로 걸음을 향해봐야겠다. 몸도 마음도 청량함으로 가득 채우리라 다짐하며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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