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ㅣ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똑같은 일상과 경험이더라도 사람에 따라 생각은 천차만별로 나뉘며 행동 또한 수십 갈래로 나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고수는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할까?
이 책의 저자이자 바둑의 고수이기도 한 조훈현.
그는 이 책을 통해 바둑과 인생을 넘나들며 그가 깨달았던 ‘생각의 힘’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요즘 자기계발서를 보면 성심성의가 느껴지는 좋은 책들도 있지만 안 그런 책들도 무수히 많이 쏟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거기서 거기인 너무 뻔한 말, 겉보기에 화려한 말, 깊이가 없는 가벼운 말이 가득한 책,
남의 마음을 찔러대며 아픔을 헤집더니 결국 글쓴이는 교묘하게 쏙 빠져나가는 책 등등.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확실히 고수는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실제 겪었던 일들, 만났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다 보니 진실함이 느껴졌고
본인부터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려 하니 어쩐지 문장에 책임감을 담은 것 같아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수가 전하는 문장은 담담하면서도 중심이 잘 잡힌 말, 그러면서 단단함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생각]의 중요성을 잘 전달해주는데,
문제가 생기면 해결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 조훈현은 그 근성을 바로 [생각]이라 보았다.
사람들은 행복이 돈이나 명예, 성공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진짜 행복은
단단한 자아에서 온다고 믿는다. 자아는 자존감이다. 자아가 단단하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신념대로 행동한다.
물론 이런 자아는 거저 얻을 수 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과 자기 성찰,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어디 가서도 눈치 보지 않고,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고 신념대로 행동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려면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p.37)
항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갈구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왕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p.85)
1989년 잉창치배 결승 진출에서 만난 녜웨이핑.
자신을 제자로 받아들여 주어 일본에서 9년 동안 함께 했던 세고에 선생님.
제자로 받아들인 이창호.
1997년 제8기 동양증권배 결승에서 대국을 벌인 고바야시 사토루...
책 속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이름은 따로 있다.
서봉수. 그는 패배의 아픔에 절대로 무뎌지지 않는 투쟁 정신을 보여주는 강렬한 인물이다.
저자의 표현을 잠시 빌리자면 그는 도대체 포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 질수록 더 독을 품고 달려드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조훈현 역시 승부에 대한 집착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배웠노라 살짝 고백한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니 지기 싫다는 마음,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덩달아 느껴진다.
본인에게 자극이 되는 사람, 자신 역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게 하는 사람.
인생에 있어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정말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한편 '복기'에 대한 내용도 무척 인상 깊었다.
복기는 바둑에서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보는 일을 일컫는다.
복기의 의미는 성찰과 자기반성이다.
우리도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고는 하는데 이것도 나름 복기라 할 수 있겠다.
고수는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이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괴롭기만 한 복기. 그럼에도 우리는 복기를 해야 한다.
복기를 해야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복기를 잘해두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고, 또 좋은 수를 더 깊이 연구하여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복기는 바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p.174)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조언들, 중요한 조언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집중력과 정신력 싸움. 그리고 마지막까지 다음 수를 고민하며 쉽게 돌을 던지지 않는 집념.
바둑판은 그야말로 고요하지만 가장 치열한 전쟁터였다.
집요하게 마지막까지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포기하거나 말 것!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 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자기 인생의 바둑 기사라는 걸 늘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