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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떠올려보면 수업 내용보다는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잘 남았다
그런데 영어 역시 이야기로 들려주는 책이 있다고 하니 어쩐지 신선한 기분이다.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이 책은 영어권의 역사, 문학, 사회 문화를 다루며 영어가 어떻게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어 강력한 언어가 되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삽화와 사진, 지도, 인용문 등 본문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가득해 읽는 재미,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물론 세계사를 잘 몰라도 괜찮다.
책의 가장자리를 이용, 세계사 연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말이다.


초기 영어, 그 시작점은 영국이다.
영국인이라 부를 만한 최초의 주민은 켈트인, 이들은 수천 년 전 중유럽과 남유럽에서 서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영국은 외부에서 끊임없이 공격당하며 침략과 약탈이 끊이지 않는 나라였다.
따라서 언어인 영어 역시 결코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민족에 따라, 시대에 따라 영어는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그것의 축적이 지금의 영어인 셈이다.

로마인은 영국을 빠른 속도로 정복했고 그다음, 앵글로색슨인 역시 영국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8세기 후반부터는 스칸디나비아의 바이킹들이 영국을 정복해 식민지를 세웠는데,
그 결과 9세기 후반에는 영국 잉글랜드 지방의 절반이 바이킹의 차지가 되었다.
현재 우리가 쓰는 영어 단어 가운데 상당수가 고대 노르드어에서 유래한다는 점.
skin(피부), skull(두개골), skill(기술), egg(달걀), husband(남편), sister(누이) 등
자주 쓰이는 단어가 그에 해당한다고 한다.

중세로 접어들며 영국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온 노르만인에 의해 정복당하게 된다.
노르망디 공작인 윌리엄이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상류층은 노르만 프랑스어를,
하류층은 고대 영어를 쓰게 되었다.
이 시기의 영어는 노르만인의 프랑스어와 만나면서 단어 숫자가 크게 불어났고,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언어가 되었다.
그리고 노르만 정복 시대를 겪으면서 영어의 동사 변화가 간단해지고 성별이 없어진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시대에 영어는 힘을 키우기 시작했고 17세기에는 과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수많은 기술 용어가 생겨났다.
예를 들면 gas(가스/기체), atmosphere(대기/분위기), microscope(현미경)와 telescope(망원경) 같은 단어들이 이때 나온 단어들이다.
그리고 영국의 식민지 개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지금의 미국 역시 당시엔 영국의 식민지였다.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에는 '정확한' 영어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시기다.
사람들은 정확하고 올바른 언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새뮤얼 존슨의 영어 사전이 9년간의 노고 끝에 나오게 된다.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영국식 영어에서 벗어나 미국식 영어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로 미국의 사전을 만들기 시작한다.
19세기는 영어에 대한 연구와 표준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새로운 발명품과 기술 개발로 많은 신조어가 탄생하는 시기다.
오늘날의 영어는 여전히 날마다 새로운 표현과 신조어를 더하며 새로워지고 있다.
게다가 싱글리시나 칭글리시같은 현지식 언어, 변종언어가 나타났다고 하니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해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세계 곳곳을 파고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들 뿐이랄까.
그동안 영어는 그저 부담스러운 것, 외국어로만 여겼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이야기로 접하니 확실히 거리감이 줄어들었다.
영어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문을 하나 발견한 느낌도 든다.
앞으로는 이 책 내용을 떠올리며 영어에 대해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