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1
오형규 지음 / 한국문학사 / 201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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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동안 경제학이라면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아니, 오히려 살짝 한 발 뒤로 물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렵고 재미없으며 딱딱할 것 같다는 생각 한 조각.
그러한 편견 하나가 오래도록 자신을 꽁꽁 묶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을 보자 왠지 호기심부터 생겼다. 경제학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니 어쩐지 귀가 솔깃해진다.

 


책의 저자는 인문학의 넓은 분야와 경제학을 융합, 공통분모를 찾으며 그 속에 자리 잡은 다양한 경제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역사, 신화, 사회과학, 과학은 물론 심지어 소설이나 영화에까지!!
그 속에도 경제 원리는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다. 경제학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존재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어디에나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학문이었던 것.
그래서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주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적도 여러 번이다.
‘이런 것들이 경제학적인 것과도 연관이 있었다니!’
익숙한 것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 그리고 호기심을 충족하는 기쁨으로 무척 즐거운 책 읽기가 되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야기 형식이라 더욱 마음을 열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책 곳곳에 자리 잡은 사진, 삽화나 그래프도 흥미를 돋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갑자기 낯선 경제 용어, 이론만을 나열했다면 아마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책을 덮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접했을 법한, 들어봤을 법한 소재로 먼저 말문을 열고 그것이 어떻게 경제학과 연관 지어 일맥상통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이렇다.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거인족 키클롭스가 사는 섬에 들렀다가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배가 섬에서 멀어지자 거인을 놀려댔고, 결국 키클롭스가 바위를 뽑아 던지는 바람에 배가 거의 침몰할 뻔 한다. 저자는 위기를 벗어나면 누구든 교만해질 수 있음을 암시하며 이것을 ‘경제위기, 금융위기’와 연결 짓고 있다. 당장 눈앞의 위기를 벗어났다고 교만에 빠진다면 그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는 것이다.
그 밖에도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에서 나오는 페인트칠하는 에피소드에서는 ‘희소성의 오류’를,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사람들이 로또를 사는 이유에서는 ‘전망이론’을 살펴봤던 게 기억에 남는다.
새삼 저자의 말처럼, 어느 영역도 경제학과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다시 한 번 느껴 보며 앞으로는 경제학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느껴본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랑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고, 단 한 번뿐이고, 다시 올 수 없기에
스스로 느끼는 한계효용이 거의 무한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두 번째, 세 번째 만나는 사람에게서 사랑을 느낄 수는 있어도 가슴의 떨림은
아무래도 덜하기 마련이다. (p.152)

 

 
다시 로또로 돌아가 보자. 로또의 1등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이다.
벼락 맞을 확률이 180만 분의 1이라고 하니, 로또 1등 당첨이 벼락 맞기보다
4~5배쯤 어렵다. 그렇다고 확률이 0퍼센트인 것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매주
평균 5.85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온다. 운이 좋다면 평균 32억 원의 큰돈을 손에
쥘 수도 있다.
반면 로또 게임에 참가하는 데 드는 최소한의 금액은 고작 1,000원으로 재산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극히 희박한 확률임에도 그보다 훨씬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가능성 효과를 기대해 로또 판매점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나는 특별하다'라는 자기선택적 편향(self-selection bias)까지 이를 부추긴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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