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 프로젝트
그레임 심시언 지음, 송경아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처음엔 부담스럽고 가까이하기 힘들었지만, 알면 알수록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남자. ‘돈 틸먼’!!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했다.
“옳습니다.”
그의 대표적 대답인 이 말도 어느새 익숙해져 자꾸 나오길 기다리게 된다.
그는 명석한 두뇌, 큰 키와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대학의 유전학과 부교수라는 직업을 가졌다.
게다가 깔끔함과 뛰어난 요리 실력까지 갖춘 남자다.
그러나 이 모든 요소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연애에는 영 소질이 없다는 것.
그래서 그는 이상적으로 완벽한 반려자를 찾기 위해 직접 설문지를 작성하며, ‘아내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는데…
 
 


돈 틸먼. 잠시 이 남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사실 조금… 아니, 아주 많이 괴팍하다.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합리적이며 융통성도 없었다.
그래서 상대방과의 대화는 늘 어색하고 불편하게 흘러가기 일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사건만 해도 그렇다.
거기서 엘리자베스에게 미뢰 냉각의 생리학을 설명하며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할 줄이야!!
제발 누군가와의 만남에 있어 과학은 잠시 접어 두기를. 부디 그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한마디이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강연이든 일상이든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정을 따랐으며 시간 낭비와 잡담을 무척 싫어했다.
그게 뭐 어때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문제는 ‘너무’ 그렇다는 점.
어쩐지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이 된 딱딱한 컴퓨터 시스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자신의 전문분야로 세상을 보기에 평소 말하고 생각할 때 선택하는 단어도 어딘가 특이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사무실로 어떤 여자가 찾아왔으니 그녀의 이름은 바로 ‘로지 자먼’.
첫 데이트 때만 하더라도 그는 아마 몰랐으리라.
한 번만 보고 다시는 볼일 없을 줄 알았던 그녀가 어느새 자신의 일상 깊숙하게 자리 잡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돈 틸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호환 불가능한 여성이었다.
그녀와의 만남 후 돈 틸먼의 일상은 그야말로 규칙파괴의 연속.
하지만 그는 로지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는 ‘아버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도우며 그녀에 대한 호감을 키워나간다. 
자신의 정해진 일과는 건너뛰고 인생이 혼란에 빠진 것 같지만, 그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여겼다.
그리고 점점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생기면서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도 느끼게 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참 잘 어울리는 두 사람.
함께 DNA샘플을 채취하는 장면들은 긴장과 스릴이 넘쳤다.
그리고 동창회에 잠입해 바텐더로 일했을 땐 진짜 신 나고 재밌었다. 뉴욕에 갔던 순간들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그에 대해서 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때로는 특유의 진지함과 냉철한 논리로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사실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거기에는 상대를 창피하게 하려는 의도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의사소통이 서툴 뿐이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그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프로젝트들!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돈 틸먼에게 진짜 진짜 멋있고 근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스케줄과 사회적 기술은 이제 내가 할당한 시간 안에 내 최고
능력으로 관습적 실천과 보조를 맞췄다. '돈 프로젝트'는 완성됐다.
'로지 프로젝트'를 개시할 시간이었다. (p.3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