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대부분 인문학책은 큰 주제 밑으로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쓰이는 영어 단어를 고대 로마·그리스를 포함, 이탈리아, 프랑스 등 국가와 역사를 넘나들며 어원적으로 살펴본다.
지루한 이론, 딱딱함보다는 먼저 우리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로 접근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후 거기에 속한 유래라든가 일화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으니, 독자들을 편안하게 이끌어 준다고나 할까.
그렇다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인문학이 어느새 가까워진 느낌이다.

 


단어의 유래 속에서 우리는 맹수들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려던 원시인들의
고민부터, 기원전에 이미 문명의 꽃을 피웠던 고대 인도와 페르시아 학생
들의 잡담, 대로마제국 그늘에 가려진 허름한 뒷골목 할머니들의 눈물, 태평
양을 누비던 고래잡이들의 모험담, 남태평양 외진 섬 왕들의 삶의 모습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단어를 따라가며 6,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로질러 여행하다가, 언어의 매력에 빠져 언어 공부가 저절로 즐거워지는
독자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프롤로그 中)

 

 
어쩐지 흥미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단어는 예전에 전혀 다른 뜻으로 두루 쓰이고는 했었는데, 특히 칭찬의 말들이 욕이었던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면 ‘있어 보인다’는 뜻의 '럭셔리하다'는 당시에는 바람둥이를 뜻했다고 한다.
beauty와 pretty의 비교도 처음 알게 된 부분이라 무척 신선했다.
어원적으로 보면 뷰티풀한 여자는 '똑바른 여자'이지만 프리티하거나 큐트한 여자는
'커닝cunning을 잘하는 여자', 즉 '속임수에 능한 여자'를 뜻한다. (p.33)

아름답다와 예쁘다. 비슷할 줄만 알았던 두 단어가 사실은 정 반대의 단어였던 것.
어원적으로 이런 차이를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프리티보다 뷰티풀한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편 커피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와 커피를 마시게 된다면, 이런 이야기들을 기억했다가 상대에게 들려줘도 참 좋을 것이다.

 


'bene'는 '반듯해서 보기 좋다'라는 뜻에서 '선하다' '옳다'라는 뜻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Caffe Bene'는 직역하면 '커피를 좋게'라는 뜻이 된다. (p.31)


우리가 커피 전문점에서 즐겨 마시는 '카푸치노cappuccino'는 원래 한 번 도
커피를 마셔보지 못한 수도승들의 별칭이었다. 이들은 커피를 마시기는커녕
신발도 사치라며 신지 않던 무척 검소한 사람들이었다. (p.100)

 

 

책 속의 단어들은 이야기를 불러오고, 그 이야기는 다음 단어로 이어지는 또 다른 문이 된다.
그래서일까. 문득 『천일야화』가 떠올랐다.
천일 하고도 하룻밤. 셰헤라자데는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샤리아 왕에게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샤리아 왕이 된 것처럼 나 역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고,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이야기 인문학』이 꾸준히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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